광주 아파트 고층부 수색은 다음주부터..경찰, 현산 본사 압수수색

[경향신문]
내일까지 타워크레인 해체
외벽 안정화 후 실종자 수색

압수품 옮기는 경찰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아파트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과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를 수색해 확보한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 신축 공사 붕괴 현장의 고층부 수색이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고 현장에 대한 건축구조 전문가 자문단장을 맡고 있는 박홍근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손상된 건물 중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인 타워크레인을 해체하고 외벽에 대한 안정화 작업을 실시한 뒤 실종자 수색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자문단은 건물 서쪽은 23층까지 내려앉은 부분이 있고 동쪽은 25층, 중앙부는 27층까지 붕괴돼 있다고 설명했다.

무너진 건물 외벽과 연결된 140m 타워크레인은 10∼15도 각도로 기울어진 상황이다. 사고현장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1200t급 크레인 2대를 동원해 타워크레인 기둥(마스터)은 그대로 두고 27t 무게추 등으로 무거운 상부만 부분 해체하기로 했다. 해체과정에서 크레인이 붕괴되지 않도록 쇠줄(와이로)로 옆 건물 4곳에 고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은 21일까지 해체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위태롭게 서 있는 외벽을 고정하는 작업도 주말까지 진행해야 한다. 이 벽은 건물 붕괴 이후 최대 4.1㎝씩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는 건물 중앙의 가장 강한 구조체인 ‘코어 벽’에서 32층과 38층 외벽에 철재로 된 임시보를 설치해 고정할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고층부 구조 작업을 위해 20층에 전진 지휘소를 설치했지만 구조대원들이 진입해 본격적인 수색을 하기 위해서는 건물 층마다 지지대도 새로 설치해야 한다. 안전을 위해 건물에 대한 긴급안전진단을 실시한 뒤 ‘안전구역’을 설정해 대원들이 될 수 있으면 그 안에서 작업하도록 할 계획이다.

구조작업에는 내시경 카메라나 매몰자 영상탐지기 등 첨단 장비가 활용된다. 구조대원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붕괴가 일어난 건물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수색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이날 서울 용산구에 있는 HDC현대산업개발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당국은 현대산업개발과 하청업체가 산업안전보건법령 등을 위반했는지 수사 중이다.

강현석·이혜리 기자 kaj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