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우세종 오미크론, 급격 확산 예측..이달 말까지 피해 최소화 준비 끝내야 [전문가 기고 ②]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2022. 1. 1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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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유행은 몇 주간의 감소 추세를 지나 서서히 증가 추세로 전환되고 있다. 이미 전 세계 수많은 국가들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심각한 확진자 폭증과 입원 환자 증가를 경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대규모 유행이 발생할 것으로 당국과 전문가들은 일치되게 예상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다른 변이와 같이 제한적인 정보로 인해 여러 예상이 나왔다. 이 바이러스가 ‘크리스마스의 선물’이 될 것이다, ‘악몽’이 될 것이다 등의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이제 과학자들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

지금의 상황으로 볼 때 오미크론 변이는 단기적으로 큰 충격을 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의 종식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언제나 현실은 희망과 절망 사이 어디 중간쯤이듯 말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그 자체로 전파능력이 상승해 있으며, 백신 2회 접종의 유증상 감염 예방효과도 큰 폭으로 감소시키고 있다. 따라서 상대적인 전파능력은 델타 변이의 2~3배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물론 백신은 감염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중증화와 사망을 큰 폭으로 줄여주는 효과가 있고, 이 기능은 변이에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거기에 더해 오미크론 변이는 중증화율이 큰 폭으로 감소되었다고 추정된다. 해외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은 델타 변이의 3분의 1 정도이다.

이런 결과가 유행이 심각해 감염으로 면역을 획득한 사람의 비율이 큰 국가에서 측정되었다는 한계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최소한 절반 이상의 중증화율 감소를 기대해볼 수 있다.

현 상황으로 볼 때 오미크론 변이가 다음주 우리나라에서도 우세종이 된다. 질병관리청과 국내 전문가들은 2월부터 급격하게 유행 규모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델타 변이에 의한 두 차례의 유행보다 감염자가 몇 배 이상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중환자 증가 속도는 확진자 증가 속도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도한 우리 사회는 확진자 7000명 선에서 긴급멈춤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 중증병상이 2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경구용 치료제 도입,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도 감소로 인해 확진자가 7000명의 수배 발생해도 중증 진료체계는 상당 기간 유지할 수 있다. 병상은 그동안 확충돼 당분간 여유가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정도의 유행 크기’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경증환자의 증가로 인한 사회적 혼란에도 대비해야 한다.

우리가 유지하고 있는 진단, 추적, 격리 체계는 앞으로 작동하기 어려울 수 있다. 너무나 빠른 속도로 확산돼 방역 역량이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 반드시 방역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팬데믹 대응은 언제나 준비된 대응역량 밖으로 피해가 커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즉 중환자 병상이나 입원치료 역량이 모자라지 않게 병상을 준비해두고, 추가접종과 경구용 치료제 공급으로 중환자 발생률을 떨어뜨리면서, 오미크론이 자연 그대로의 확산 속도를 가지지 않게 효율적인 전파 억제 수단을 적용하면서도 사회경제적 피해가 광범위하지 않도록 필수 시설과 인력을 보호해야 한다.

또한 급증하는 경증환자에 대비하기 위해 1차 의료기관에서도 확진자를 진료하고, 위험도를 평가하고 치료약제를 처방해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 전담의료기관에만 의존하는 시기는 끝나가고 있다. 미국은 접촉자와 감염자의 자가격리기간을 단축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는 감염의 위험보다 자가격리로 생기는 사회적 손실이 더 커지는 순간이 온다는 의미다. 만약 하루에 수만명의 확진자와 자가격리자가 발생한다면 사회 기능을 온전히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유행상황이 심각해지면 사회경제적 유지를 우선하는 선택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이번 대유행을 겪고 나면 이 정도 규모의 유행이 다시 도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예측도 한편으로 해볼 수 있다. 감염으로 면역을 획득한 사람의 수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상황과 정보를 업데이트하면 할수록 유행의 확산 속도와 시기가 당겨지고 있다. 최소한 이달 말까지는 급격한 유행 증가에 대한 준비를 어느 정도 끝내야 한다. 당국의 빠른 조치가 절실한 시점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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