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만원 소득 중 원리금 100만원"..벼랑 끝 '빚의 굴레'
월급의 절반 이상을 대출 갚는데 쓴다는 비정규직과 또, 대출이자 내면 팔아도 남는 게 없다는 소상공인이 있습니다. 가파르게 오르는 금리 때문에 이들의 고통은 더 커지고 있는데요.
서효정 기자가 만나서 얘길 들어봤습니다.
[기자]
검은 양복에 경광봉을 들고 아파트로 출근하는 주차관리원, 지난 2020년 이스타항공의 조종사로 일하던 A씨입니다.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사태 때 회사에서 쫓겨난 겁니다.
[A씨/전 이스타항공 조종사 : (같이 구조조정 당한 조종사들은) 단기 아르바이트나 배달 그런 거나 대리운전 하시고…그때 당시 월급이랑 비교하면 상당히 차이 많이 나죠.]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A씨가 진 빚은 신용대출 8천만 원에 전세자금 대출 1억 4천을 더해 약 2억2천만 원가량, 하지만 A씨가 매달 버는 돈은 190만 원으로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이자에 원금 상환을 위해 나가는 돈은 매달 100만 원, 유류비나 통신비, 보험료까지 내고 나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돈은 50만 원 안팎입니다.
[A씨/전 이스타항공 조종사 : 반 정도를 상환했는데도 이자는 덜 줄었죠, 금리가 올라서. 빠듯하죠. 진짜 빠듯합니다, 이게.]
서울 용산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영규 씨는 이자 상승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김영규/호프집 운영 : 말은 저금리로 선심 쓰듯이 대출을 했지만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이자 폭이…]
김씨가 7000만 원 정도를 정부 지원 대출로 빌렸던 때만 해도 김씨에게 적용된 이율은 1.06%였습니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3번 상승하면서, 지난달 기준 1.67%까지 무섭게 뛰었습니다.
연 74만 원 정도 내던 이자가 116만 원까지 뛴 것입니다.
[김영규/호프집 운영 : 7000만원 빌렸으면 (매달) 한 150만원 돈 내야 돼요, 이자까지 합쳐서.]
오늘(19일)부터 선지급되는 손실보상금 역시 김씨는 받지 않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빚으로 돌아올까 두려워서입니다.
[김영규/호프집 운영 : 선심 쓰는 척하지만 결국 그것도 대출로 남기 때문에 부담감이 더 가중되지 않을까…]
이들처럼 매출은 줄고 물가는 오르는데 대출이자는 폭등해 '3중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A씨/전 이스타항공 조종사 : '삶이 나아질 순 없다' 이 느낌이 들긴 하거든요. 더 이상 나아질 수 있는 삶이 없구나…]
지난해 서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수치화한 '서민경제 고통지수'는 16.5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관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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