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안된 외국인 인부 8명이 '묻지마 타설'.. 사고 후 종적 감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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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직전 타설작업 현장을 촬영한 영상은 근로자들이 작업상황을 관리자에게 알리기 위한 보고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광주경찰청 수사본부와 현장 근로자 등에 따르면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콘크리트 타설에는 기술력이 확보되지 않은 중국인 등 외국인 근로자들이 참여했으며 작업 상황을 관리자에게 보고하기 위해 관행적으로 작업현상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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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직전 촬영한 현장 동영상
작업상황 보고·지시 받는 용도
타설 때 감독관 등 부재 가능성
재하도급 업체가 시공 드러나
8인 모두 中 국적.. 조사도 못 해
잔재물 치우며 수색작업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9일째인 19일 수색작업에 참여한 한 관계자가 31층에서 잔재물을 치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
19일 광주경찰청 수사본부와 현장 근로자 등에 따르면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콘크리트 타설에는 기술력이 확보되지 않은 중국인 등 외국인 근로자들이 참여했으며 작업 상황을 관리자에게 보고하기 위해 관행적으로 작업현상을 촬영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현장에 투입해 작업과 진행상황 보고 등을 지시한 업체는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나 콘크리트 타설 공사를 직접 하도급 계약한 A전문건설업체가 아닌 B펌프카 장비 공급사로 확인됐다. B업체가 작업한 상황을 A업체에 보고하면 다시 시공사에게 보고한 구조로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타설 당시 시공사는 물론 하도급 업체 공정 담당자, 공사 감독관, 감리 등이 현장을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경찰의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콘크리트 타설을 불법 하도급 업체에 떠맡기다 보니 현장 안전관리는 물론 붕괴 위기상황에서 대처하는 능력도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 오후 3시35분쯤 콘크리트 타설을 마친 뒤 촬영한 2분10초가량의 영상을 분석한 결과 촬영 근로자는 최상층인 39층 바닥에 설치된 거푸집이 순간 ‘더덕’소리를 내며 콘크리트 바닥 면과 분리되는 위기상황을 목격하고도 “아이∼”라며 짜증 섞인 욕설을 내뱉을 뿐 곧바로 이를 작업 관리자에게 전파하는 등 대처하지 않았다. 촬영 10여분 뒤 38∼23층까지 바닥 면과 외벽 등 구조물이 무너졌다.
해당 영상 촬영자는 타설작업을 관리한 중국 국적의 타설반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지시받은 대로 인부들과 타설했을 뿐 공사 진행상황 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재하도급 여부와 이로 인한 ‘건설 단가 후려치기’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외국인 건설 근로자들 상당수는 한국어로 잘 소통하지 못한 데다 숙련도 등 기능도 검증하지 못하다 보니 시공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건설 현장 노무팀 관계자는 “중국인이나 중국 재외동포 등을 확보한 뒤 전국 건설 현장에 조달하는 전문 브로커들도 성행하고 있다”며 “갈수록 내국인 고용이 쉽지 않은 데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지시에 딴지를 걸지 않고 근로감독에서도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건설 현장 단순 시공 인력은 인력사무소 소개로 현장 경험이 많은 내국인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외국인들이 50∼90%가량 차지하고 있다. 상당수는 관련 비자가 없거나 불법 체류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력이 높고 현장 시공 경험이 많은 근로자들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진 데다 취업비자(H-2)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 건설 인부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입국이 제한되면서 인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광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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