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탈당 압박" 폭로에 더 꼬인 불심 달래기..與 '당혹''부글'

서혜림 기자 2022. 1. 1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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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분노한 불심을 잡기 위해 몇달째 동분서주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정 의원의 '당내 탈당 압박' 폭로에 당황하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전날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핵관'이 찾아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게 어떠냐고 권유했다"고 돌발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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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 발언 논란 鄭 "이핵관이 탈당 권유..탈당 안한다"
당내 "鄭 사과에 진정성 없어 보일까 우려"..'이핵관' 발언 놓고도 "실언했다" 비판 나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참회정진법회에서 조계종 승려들이 참회와 성찰의 1080배를 올리고 있다. 2021.11.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정청래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분노한 불심을 잡기 위해 몇달째 동분서주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정 의원의 '당내 탈당 압박' 폭로에 당황하고 있다.

사찰 문턱이 닳을 정도로 당력을 집중해 사태 수습에 다가서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암초를 만났기 때문이다.

정청래 의원은 전날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핵관'이 찾아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게 어떠냐고 권유했다"고 돌발 발언을 했다. '이핵관'은 이재명 후보 측 핵심 관계자를 뜻하는 말이다.

그는 "저는 컷오프 때도 탈당하지 않았다. '내 사전엔 탈당과 이혼은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며 "아프고 슬프다"고 적었다.

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구역 입장료'를 통행세라고 말하면서 특히 '봉이 김선달'이라고 표현해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후 당과 불교계의 관계가 급속히 악화하자 정 의원과 민주당은 여러 차례 사과와 함께 불교계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불교계는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정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17일 윤호중 원내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포함한 의원 30여명이 조계사를 찾아 사과의 108배까지 나서면서 불심 진화에 나섰다.

불교계가 현 정부의 불교 차별을 반대한다면서 오는 21일 전국승려대회까지 열기로 하자 지도부가 더욱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행동에 나선 셈인데, 정 의원의 돌발 발언으로 이런 노력이 빛이 바래게 됐다.

당내 사정을 잘 아는 한 의원은 "탈당을 안시키려고 우리가 그렇게 노력을 했고 잘 봉합이 되고 있었다. 국회의원들이 108배를 하러 간 것도 탈당을 시키지 않으려고 그 애를 쓴 것"이라며 정 의원의 돌발 폭로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 후보의 측근이 정 의원에게 탈당을 얘기했더라도 이는 이 후보의 뜻이 아닌 개인적인 판단이었을 것으로 봤다.

이 후보 핵심 측근 의원도 "탈당카드는 없었고 봉합의 실마리가 잡히던 상황이었는데 그런 발언을 해서 우려된다"며 "불교계에서 정 의원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생길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만나기 앞서 대웅전에서 참배하고 있다. 2022.1.1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정 의원의 돌발 발언으로 문제가 더 꼬일 우려가 커지자 당내에선 정 의원을 향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선이 50일도 남지 않았지만 극도의 혼전을 벌이는 중대한 국면이기도 하다.

특히 정 의원이 '이핵관'을 언급한 것은 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관'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한 윤 후보 측근들과 거칠게 충돌하면서 '문고리'와 같은 부정적인 의미를 담게 됐다. 한 의원은 "정 의원이 '이핵관'이라는 실언을 해버려 안타깝다"고 했다.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윤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 후보는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의 이핵관 발언 진위'를 묻는 질문'에 "정 의원한테 누가 뭐라고 했는지 아는 바 없어 말씀드리기 어렵다. 경과를 제가 좀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선대위 관계자도 "해프닝으로 보는 게 가장 정확하다"며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애를 썼다.

suhhyerim7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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