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투자은행 '돈 잔치'..임금 인상 경쟁·실적 부진 원인으로 지목도

김유진 기자 2022. 1. 1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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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월가 투자은행들이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임금 인상 대열에 뛰어들었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거둬들인 막대한 수익을 직원들에게도 나누는 셈이다. 경영진들은 이를 두고 ‘임금 인플레이션’이 실적 부진을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 1위인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44억달러(약 5조2470억원)를 인건비로 추가 지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한 해 매출이 33% 성장한 골드만삭스는 인건비도 그에 준해서 33% 올렸다. 1년차 신입 애널리스트의 연봉은 11만달러(약 1억3117만원)로 껑충 뛰었다. 고위직에는 연봉에 더해 주식이 주어지는데 수백만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골드만삭스 뿐 아니라 모건스탠리, JP 모건체이스 등 주요 투자은행 신규 직원의 초봉은 ‘여섯 자릿수’ 대인 10만달러부터 형성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JP 모건체이스와 시티그룹도 지난해 각각 36억달러, 29억달러 씩을 직원 인건비로 지출했다고 WSJ는 전했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채권, 주식 거래가 급증하고 투자은행(IB) 부문이 급성장하자 인력을 대거 채용했다. 그리고 ‘대퇴사 시대’와 구인난 악화를 맞아 떠나는 인재를 붙잡기 위해 임금을 과감히 올리고 있다. 월가가 직원들에 제시하는 후한 보상 패키지에는 스톡옵션, 유연근무 확대 방안 등도 포함돼 있다.

인건비 상승으로 영업 비용이 늘어나면서 이들 투자은행들은 매출 증가세에도 실적은 오히려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골드만삭스가 발표한 작년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3%나 하락한 39억40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0.81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사전에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1.65달러)에도 못 미친 수치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임금 보상을 둘러싼 인플레이션 압박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작년 4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14% 감소한 JP 모건 제이미 다이먼 CEO는 “유능한 인력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높은 보수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이먼은 임금 상승이 기업 실적에 부담을 주고는 있지만 직원들의 삶이 윤택해진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라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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