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에 빚까지 내 'LG엔솔'에 쏟았다.."몇만 원이라도 벌어야죠"

김남이 기자, 김상준 기자 2022. 1. 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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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청약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이 모자라 '빚투'(빚내서 투자)까지 몰리고 있다.

청약 첫날에만 5곳의 시중은행에서 예금성자금 2조6500억원이 인출되고, 한쪽에서는 마이너스통장 사용액이 1조3700억원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오르고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정기 예·적금 잔액마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요구불예금이 순식간에 줄었는데, 청약증거금 용도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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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기업공개) 사상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 마지막날인 19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대신증권 신촌지점에서 고객들이 청약신청을 하고 있다. 이 지점은 '오늘 계좌 개설시 LG 에너지솔루션 청약 불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7일 김현수씨(가명·32)는 KB증권에 신규 계좌를 만들었다. 18일부터 시작되는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공모주 청약에 넣기 위해서다. 1주라도 받으면 단기간에 몇만원이라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은행에 예금돼 있던 여유자금을 모두 증권계좌로 옮겼다.

LG엔솔 청약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이 모자라 '빚투'(빚내서 투자)까지 몰리고 있다. 청약 첫날에만 5곳의 시중은행에서 예금성자금 2조6500억원이 인출되고, 한쪽에서는 마이너스통장 사용액이 1조3700억원 늘었다.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LG엔솔 청약에는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 이상의 증거금이 몰렸다.
청약 첫날까지 나흘 사이 5개 은행서 5조3500억원 인출...청약 광풍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18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MMDA 포함)은 697조8698억원으로 전일 대비 2조6532억원 줄었다. 지난 주말 직전인 14일과 비교하면 나흘 만에 5조3529억원이 빠져나가갔다.

요구불예금은 일정 기간 돈을 예치해야 하는 정기 예·적금과 달리 고객이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이다. 최근의 인출 사태는 이례적인 변동으로 LG엔솔 청약을 위한 '머니무브'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연말 증가추세였던 5곳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올 들어서만 13조9333억원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오르고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정기 예·적금 잔액마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요구불예금이 순식간에 줄었는데, 청약증거금 용도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LG엔솔 공모주 중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은 1062만여주로 균등과 비례물량이 50%씩이다. 비례물량 부문은 증거금을 많이 낼수록 공모주를 더 받을 확률이 높아지기에 증거금 '영끌'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공모주가 배정되지 않은 남은 금액은 오는 21일 반환되기에 상환 부담은 적지만 단기 금융시장에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단기금융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는 일부 은행에서 당일 출금한도가 소진돼 일부 은행에서는 출금이 안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은행권에서는 SK아이테크놀로지(SKIET)나 크래프톤 공모주 일반 청약 당시에도 머니무브가 있었지만 MMF가 소진될 정도는 아니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마통'에 보험대출, 카드론까지...우선 청약부터 하자
'빚투'도 역대급 청약에 한몫하고 있다. 지난 18일 5곳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50조7200억원으로 전일보다 1조3718억원 늘었다. 마이너스통장 영향으로 신용대출 잔액은 139조2873억원에서 140조6588억원으로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로 신용대출은 최근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연말, 연초는 기업들이 성과급이나 명절 보너스 등을 지급해 대출 비수기로 꼽히는 시기다. 지난해 12월 은행권의 신용대출은 전월 대비 200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LG엔솔 IPO(기업공개)가 분위기를 바꿨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보험계약대출도 지난 18일 보험사마다 평소 대비 3~4배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계약이 담보가 돼 심사가 까다롭지 않고, 신청과 동시에 대출이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청약 마지막 날(19일)에만 평소 열흘 규모의 보험계약 대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카드론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빚투 청약은 지난해에도 문제가 됐다. 지난해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 영향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16조1000억원이 늘었다. 몰렸던 청약금이 5월 초에 반환되면서 5월가계 대출은 전월보다 감소(1조6000억원)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증권사에 가급적 마지막 주에는 청약일정을 잡지 말아 달라는 내용까지 전달했다. 월별 대출 통계에 혼선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IPO 공모주 청약 수익이 높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투자기회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었다"며 "IPO 대어가 나타날 때마다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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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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