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아닌데..전과 22범 수배자 잡은 30대 직장인

이재철 2022. 1. 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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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 22범 수배자 잡은
ADT캡스 심기훈 대원
지하주차장서 절도 벌이던
지명수배자 맨몸으로 저지
얼굴 맞아가며 경찰 인계
자칫 추가범죄로 이어질 뻔
대전경찰청장 감사 표창
지난 18일 대전경찰청에서 진행된 대전경찰청장 표창 수여식에서 윤소식 대전경찰청장(왼쪽)과 표창을 받은 심기훈 SK쉴더스 ADT캡스 대전지사 대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SK쉴더스]
"이 용의자를 놓치면 다른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더 필사적으로 용의자를 붙들었던 것 같아요."

안면을 맞고 입술이 터져도 그는 끝까지 용의자를 붙잡고 있었다. 마침내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용의자를 인계하고 나서야 그는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최근 한 아파트 단지에서 고급 수입차를 대상으로 절도 행각을 벌이던 남성을 검거하는 데 한 보안 업체 직원이 결정적 역할을 해 화제다. ADT캡스 대전지사 소속 심기훈 대원(30)이 그 주인공으로, 놀랍게도 그가 붙잡은 범죄 용의자는 성범죄 등 20건이 넘는 전과를 가진 지명수배 대상자였다.

대전 노은동 A아파트 보안 담당인 심 대원은 지난 15일 새벽 4시께 청바지와 흰 운동화 차림으로 단지 내 지하 주차장에서 벤츠 차량의 문을 여는 한 남성을 폐쇄회로(CC)TV로 확인했다. 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붙잡은 절도 용의자는 심 대원이 경찰에 신고 전화를 하는 동안 호시탐탐 틈을 노리며 뿌리치고 달아나려 했다. 이를 다시 붙잡는 긴박했던 순간은 단지 내 CCTV에 고스란히 녹화됐다.

수차례 주먹을 휘두르는 용의자에게 얼굴을 가격당하는 상황에서도 심 대원은 끝까지 용의자를 놓치지 않았고, 마침내 신고 3분 만에 신속히 현장에 도착한 노은지구대 경찰관들에게 용의자를 인계할 수 있었다.

심 대원은 "가족 모두가 거주하는 대전에서 출동대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보니 이 용의자를 놓치면 내 가족이나 지역 내에서 다른 피해자가 생겨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서대전고와 한남대(법학과)를 졸업한 뒤 2019년 9월 SK쉴더스의 물리보안 사업부문인 ADT캡스에 입사했다. 태권도 4단의 무예 고수로, 그의 손에 붙들린 용의자 입장에서 보면 제대로 저승사자를 만난 셈이다.

대전지방경찰청과 회사 측에 따르면 붙잡힌 용의자는 전과 22범의 30대 후반 남성으로 성범죄와 절도, 사기 등으로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 자칫 큰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던 상황에서 심 대원의 결정적 역할로 추가 범죄를 막게 되자 대전지방경찰청은 지난 18일 청사에서 심 대원에게 표창과 검거 보상금 50만원을 전했다.

윤소식 대전지방경찰청장은 "표창 행사 때 보니까 심 대원의 입술이 여전히 터져 있어서 마음이 아프고 더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심 대원과 같은 용감한 시민들 덕분에 지역 치안이 한층 안정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사의를 표했다.

이에 대해 심 대원은 "고객의 안녕한 일상을 책임지는 출동대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이렇게 상까지 받게 돼 기쁘고 매우 영광스럽다"고 화답했다.

회사는 몸을 아끼지 않고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한 심 대원과 추가 지원에 나섰던 대원 등을 상대로 치료비 전액 지원과 함께 포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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