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재명·윤석열, 혐오감 1·2위 후보"..설 전 '20%·3강' 목표
[경향신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안 후보는 19일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양자 TV토론 추진을 두고 “혐오 토론”이라고 했다. 그는 “단일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재차 완주 의지를 피력했다. 대전에서 과학수도 조성 특별법 제정을 약속했다. 설 연휴 전 지지율 20% 달성을 양강 구도 타파를 위한 마지노선으로 보고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대전 중구 국민의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양자 TV토론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혐오감 1위 후보와 혐오감 2위 후보가 토론을 한다니까 이건 혐오 토론”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자토론회를 한다고 하니 기득권 정당 간 단일화 토론을 하나 싶었다”며 “국민들이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하는데 양자토론은 그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양자토론과 관련해 “평소 공정을 말하고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 분이 할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또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성폭력 혐의가 확정돼 수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두고 “불쌍하다”고 한 것에 대해 “일반인들의 사적 대화는 프라이버시 존중을 받는 게 맞지만 공인의 경우, 특히 대선 후보 가족의 경우에는 피해 나가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서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보다 ‘간일화(단일화 간보기)’라는 단어가 더 뜬다”고 한 것에 대해 “그만큼 제가 위협적이라는 뜻이다. 저에 대한 발언의 빈도 수와 제 당선 가능성은 비례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단일화 생각하지 않는다”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뚜벅뚜벅 제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전지역 공약으로 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약속했다. 그는 “대전광역시 명칭을 대전과학특별자치시로 바꿔 그 위상과 권한을 강화하겠다”며 “정부 과학기술부처와 관련 공공기관을 대전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했다. 대전 첨단과학기술 융합혁신 클러스터 육성, 대전·세종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안 후보가 다른 후보들보다 낫다고 힘을 실었다. 노자 철학 연구자인 최 위원장은 전날 전남 함평 자택을 찾아온 안 후보 요청에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그는 “곧 (안 후보 지지율) 20%를 만나게 될 것”이라며 “안 후보는 도덕적 힘과 지성의 힘이 있다”고 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YTN <뉴스N이슈>에 출연해 “설 전 20%로 안 후보의 지지율이 완전히 회복되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전체 50%의 지지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예측한다”며 “안 후보의 확장력이 결국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지지층을 모두 떠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양당 후보의 포퓰리즘 공약을 보고 어이가 없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포퓰리즘에 휩쓸려 가는 선거 구도 속에서 우리 사회가 지금 해야 되는 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꼭 해야 하는 일을 계속 이어나가는 정책 행진을 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20일 오전 대표적 보수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자택을 방문할 예정이다. 안 후보는 김 명예교수에게 후원회장을 부탁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갤럽이 머니투데이 더300 의뢰로 지난 17~18일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윤 후보 36.1%, 이 후보 34.9%, 안 후보 13.5%, 심상정 정의당 후보 3.9% 순이었다. 응답률은 17.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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