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선거판..두 남자 갈등이 폭발한다

김유태 2022. 1. 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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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메이커' 두 주연
소신 지키려는 정치인
물불 안가리는 선거 전략가
신념과 방법 대립 그려
이선균
권모술수에 능수능란한
선거전략가 서창대 연기
"인물정보 없어 상상했다"
설경구
정치는 장사가 아니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모델
"인간적 모습 부각시켜"
이달 26일 개봉하는 영화 '킹메이커'는 배우 설경구·이선균이 '투톱'으로 나오는 정치 영화다.

네 번 낙선한 신념의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앞에 선거전략가 서창대(이선균)가 찾아와 선거를 돕겠다고 제안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을 다룬 긴 이야기는 시작된다.

김운범의 실제 모델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창대는 1960년대 중반부터 김 전 대통령 선거를 도왔던 실존 인물 엄창록 씨다.

대중의 심리를 겨냥하는 현란한 전술에 능해 '흑색선전의 귀재'로 불린 서창대와 "선거가 장사여선 안 된다"고 믿는 정치인 김운범의 갈등을 다룬 영화 '킹메이커'는 2022년 최고 기대작 중 하나다. 주연을 맡은 두 배우를 최근 영상 인터뷰로 만났다.

이선균은 이번 영화가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운을 뗐다.

"대선이 코앞이어서 정치 영화로만 읽힐까 우려되지만 정치색(色) 짙은 영화는 아니에요. 선거판 안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 또 신념과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서창대는 대중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 묘한 마력의 소유자다. 서창대는 선거 캠프에 나타난 지 2분 만에 캠프 사람들을 장악한다. 그 장면이 유튜브 영상에 소개되며 큰 화제를 낳았다.

'우리가 김운범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김운범이라는 무기를 들고 여당과 싸우고 있는 것'이라는 화려한 언변은 캠프 사람들의 주인의식을 단숨에 자극한다. 그러나 앞뒤 가리지 않는 서창대의 방식은 김운범과 갈등을 일으킨다. 설경구는 세상 안에서 신념으로 갈등하는 '인간 김운범'을 연기하려 했다고 털어놓는다.

"사실 저는 국정에 도전하는 제1야당 대선후보가 아닌, 일반적인 사람 모습으로서의 김운범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체육관에서 후보로 낙점되는 신(장면)에서도 오로지 인간 김운범으로 보이길 바랐습니다. 소신대로 사는 삶과 수단을 가리지 않는 삶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는 영화이니까요."

존경받는 대통령의 과거를 연기하는 부담이 설경구에게 없지 않았다. 특히 목포에서 이뤄진 후보 연설 장면을 두고 설경구는 촬영 두 달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폭염이 지속되던 시기여서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변성현 감독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김운범 캐릭터는 자기 주장을 강하게 드러내 설득하는 캐릭터는 아니에요. 게다가 제가 많은 분들 앞에서 설득하는 성격이 아니다 보니 스트레스가 심했습니다(웃음). 양수리 야외에서 세트를 만들고 찍었는데 또 엄청난 폭염이다 보니 덥지 않은 척도 해야 하고요. 그 장면이 많이 기억이 나요."

이선균이 연기한 서창대 역시 실존 인물이다. 이북 출신이란 점도 그렇고, 선거 전략가로 활동하기 전 약재상 출신이었다는 점도 동일하다. 역사에 기록된 인물을 연기하는 부담은 없었을까.

"워낙 정보와 기록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했던 측면도 있습니다. 서창대가 계략과 술수를 쓰는 상황은 시나리오에 잘 표현돼 있어서 부담이 작았는데, 이북 사투리가 조금씩 들어가면 더 좋겠다고 건의를 하기도 했고요. 변성현 감독과 대화를 자주 했어요."

설경구가 변 감독에게 서창대 역으로 이선균을 추천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설경구는 마침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시청하다 서창대 역으로 이선균을 제안해봤다고 기억했다. "이선균은 단단하고 든든한 후배잖아요. 사실 친분이 있던 건 아니었는데 이번 '킹메이커'로 만나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이선균 역시 '킹메이커'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영화였다고 기억한다.

"영화 '불한당'을 너무 좋아했던 팬이어서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저는 사실 롤모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은연중에 내 안에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분이 바로 '경구 형님'이었습니다. 롤모델이 되고 싶은 분과 '투샷'이 잡혀 영광이죠(웃음)."

이선균의 서창대 역할은 그가 영화 '기생충' 박 사장 이후 극장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역할이다. 부담은 없었을까. "글쎄요. 부담은 제 몫이 아닌 것 같아요. '기생충'에 함께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고 영광입니다. 한국 영화사 100년에 방점을 찍으면서 '또 다른 시작'을 만든 영화라고 감사히 생각하고 있어요."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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