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안타는 진공단열재..중대재해법 시대 'ESG 안전판'

정승환 2022. 1. 1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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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흄드실리카 소재 진공단열재
1200도 열에도 타지않고
유독가스도 발생하지 않아
건물 에너지 효율 높아져
온실가스 감축에도 큰 도움
안전성·열효율성 ESG 효과
기업혁신으로 이뤄낸 성과

◆ ESG 경영현장 ◆

1000도 열을 진공단열재(Vacuum Insulation Panel·VIP) 심재(心材, Core)에 가했다. 진공단열재는 포장재(외피재)와 심재로 구성되는데, 심재는 단열재의 핵심 소재다. 외부에서 봤을 때 각형 모양의 단열재 형태를 이루는 게 바로 심재다.

뜨거운 열에도 유독가스가 나오지 않았다. 단열재에는 그을음만 생겼다. 열을 가한 면의 반대쪽 온도를 살펴보니 열을 가하기 전과 비교해 변화가 없었다. 반대쪽으로 열이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진공단열재의 심재는 1200도 이상을 견뎌낼 수 있어 화재에 안전하다. 또한 진공단열재를 사용하면 건물 에너지 효율이 높아져 온실가스 감축에도 도움이 된다. 진공단열재가 ESG(환경·책임·투명경영) 요소인 안전과 저탄소 사회 구현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단열재는 열 손실이나 열 유입을 줄이는 데 쓰이는 소재다. OCI 진공단열재는 단열재 가운데 처음으로 정부 녹색기술인증을 획득했다. 19일 신선수 OCI VIP·TCP(Temperature Controlled Package)사업팀 부장은 "안전과 탄소중립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진공단열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OCI는 2006년 진공단열재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2009년 7월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으며 2010년 10월 양산을 시작했다. 진공단열재 생산기지는 전북 익산 공장이다. 연간 생산 규모가 400만개로 총면적은 5만㎡에 달한다.

OCI가 진공단열재 사업에 나선 이유는 주력 제품인 폴리실리콘과 연관이 있다. 폴리실리콘은 생산과정에서 실란(STC)이라는 소재가 나온다. 실란으로 흄드실리카를 만드는데 흄드실리카가 진공단열재 재료가 된다. 흄드실리카는 하얀 가루 형태로 화재에 강하고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소재로 불린다.

진공단열재는 흄드실리카를 고압에서 압축한 후 건조·절단·진공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고성능 단열재인 만큼 기존 단열재와 달리 생산과 검수 공정이 까다롭다.

진공단열재의 최대 강점은 안전성이다. 이 제품은 화재 발생 시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내화' 기능이 탁월하다.

진공단열재는 화재가 났을 때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 게 장점이다. 단열재를 둘러싸고 있는 필름은 연소하지만, 심재는 1200도 열에서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화재 인명사고 원인이 유독가스인데 진공단열재는 가스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건설사들이 건물을 지을 때 진공단열재를 사용하면 화재 인명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내부 단열재 사용 기준에 대한 법안은 없다. 정부 규제가 없어도 ESG 측면에서 기업들이 진공단열재 사용을 늘리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단열재는 △스티로폼과 경질 우레탄 등을 사용하는 유기단열재 △글라스울(유리섬유)을 소재로 쓰는 무기단열재 △흄드실리카로 만드는 진공단열재로 구분된다.

현재 건축과정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제품은 유기단열재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면서 단열 성능이 우수해서다. 진공단열재는 유기단열재보다 가격이 2배 이상 비싸다.

OCI 관계자는 "화재 사고를 예방하려면 비용이 들더라도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 단열재를 사용해야 한다"며 "ESG경영은 화재로 인한 인명 사고를 줄이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OCI는 지난해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ESG위원회는 사외이사 4명과 김택중 OCI 대표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김 대표이며 사외이사 4명 중 2명은 여성이다. ESG위원회는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담은 통합보고서 발간 및 ESG 평가 관련 개선 계획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관련 사항 △지배구조규범, 환경안전 강령, 조세 투명성 강령 등 ESG 관련 규정 제·개정 △온실가스 감축, 탄소중립 등 중장기 전략 수립 및 이행 등 역할을 수행한다.

화학 회사인 만큼 ESG 중 S 항목인 안전에도 철저하다. OCI는 중대재해 예방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매달 'CEO 안전편지'를 전 임직원에게 배포하고 있다. 이우현 OCI 부회장은 "회사는 안전보건 경영시스템을 구축해 임직원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협력업체 안전관리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정승환 재계·ESG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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