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 해소 위해 세금 더 거둬달라" 호소하는 '애국적 백만장자들'

다국적 ‘슈퍼 리치’들로 구성된 ‘애국적 백만장자들(Patriotic Millionaires)’이란 이름의 단체가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세금을 더 거둬줄 것을 자청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이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애국적 백만장자' 회원이 미국 뉴욕의 아마존 사옥 앞에서 부유세 촉구 피켓을 들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 단체는 지난 17일부터 화상으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 포럼’에서 공개서한을 통해 “우리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라”고 촉구했다. 포럼에는 전 세계 정치인과 재계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애국적 백만장자들’은 월트 디즈니 가문의 상속자 애비게일 디즈니와 벤처 투자가 닉 하나우어 등 백만장자와 억만장자 10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전 세계가 지난 2년 간의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엄청난 고통을 겪었지만, 우리의 재산은 증가했다”며 “우리는 백만장자로서 세금을 공정하게 내고 있지 않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려면 전 세계는 부자들에게 정당한 몫을 요구해야 한다”며 “우리 같은 부자들에게 당장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유세는 23억명의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충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전세계에 충분한 백신을 만들고 저소득 및 중하위 소득 국가에 보편적 의료와 사회 안전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산이 500만 달러(약 59억원) 이상인 사람들에게 2%의 부유세를 물리고, 5000만 달러(약 595억원) 이상의 재산을 지닌 사람들에게 3%,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 이상에는 5%의 세율을 적용할 경우 매년 2조5200억 달러(약 3002조 5800억원)가 모인다.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을 선언한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 말까지 세계 인구 99%의 소득은 줄고 10대 부자의 자산은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10대 부자의 재산은 1조5000억 달러(1785조5500억원)가 증가했다. 초당 1만5000달러(1700만원)씩 자산이 늘어난 셈이다.

유럽의 소수 국가와 남미의 일부 국가들 외에 대부분의 국가는 부동산이나 주식, 예술품 등 자산에는 이를 팔기 전까진 세금을 걷지 않는다.

이에 지난해 월드뱅크(WB)는 불평등을 줄이고, 코로나 구제 계획의 일환으로 고갈된 국고를 보충하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유세를 고려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 대유행 이후 부유세를 도입한 나라는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