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첫 TV 토론 '31일' 아니면 '30일'에 한다..대선 최대 분수령 될까

박홍두·문광호 기자 2022. 1. 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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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2022년 소상공인연합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첫 대선 TV토론이 설 연휴 기간인 오는 30일 또는 31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두 날짜 중 한 날에 토론을 실시하기로 최종 합의하고 이를 지상파 방송3사에 제안했다. 40여일 밖에 남지 않은 대선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첫 TV토론을 놓고 여야 모두 사활을 건 준비에 나섰다.

민주당 방송토론콘텐츠 단장인 박주민 의원과 국민의힘 TV토론 실무협상단인 성일종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협의를 하고, 설 연휴 기간 두 후보의 첫 TV토론을 하기로 합의했다. 1안은 ‘31일 오후 7~10시’를, 2안은 ‘30일 오후 7~10시’를 방송3사에 요청하기로 했다. 성 의원은 “두 개 안을 요청드리고, 기타 방송 시간과 사회자 선정, 토론 방식 등은 다음 룰 미팅 때 박 의원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양당은 설 연휴 이전에 토론을 진행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방송3사가 제안한 27일 개최에 대해 민주당은 수용 입장을, 국민의힘은 31일 황금시간대를 역제안하며 기싸움을 벌였다. 이날 합의는 민주당이 한 발 물러서며 국민의힘 요구를 수용하며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성 의원은 설 연휴 기간 내에 열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비교적 많은 세대가 함께 모이고 좋은 시간대가 돼야 많은 국민이 시청해서 국가 지도자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얻지 않겠느냐”고 했다. 박 의원은 “방송사 사정상 두 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면 방송사가 임의로 합의한 27일에 하는 것도 저희는 가능하다”고 여지를 뒀다.

양당의 토론 일정 합의로 첫 TV토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TV토론의 영향력은 적지 않았다. 방송토론이 처음 도입됐던 15대 대선 당시엔 김대중 당시 후보가 민주화 투사라는 강한 이미지를 논리적인 언변으로 중화하며 효과를 봤다. 노무현·이회창 후보의 맞대결이 치열했던 16대 대선 때는 제3후보였던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의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란 말이 유행어가 됐다. 2012년 대선에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함께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며 저격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발언이 역효과를 내면서 박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는 평가가 있었다. 2017년 대선에선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다른 후보들 간의 1대 다 토론 구도가 펼쳐졌지만 수차례 토론을 거치며 안정적인 방어에 성공한 문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다.

엠브레인이 뉴스1 의뢰로 지난 16~17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TV토론을 지켜본 후 지지하는 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1.5%가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접전 양상인 현재의 대선 판세에서 TV토론이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첫번째 대결인 만큼 양당은 상대방을 겨냥한 결전을 벼르고 있다. TV토론이 가족이 모이는 설 연휴 밥상의 화제가 될 수 있다. 설 연휴 이어 열릴 가능성이 있는 ‘4자 후보 토론’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2월21·25일, 3월2일 세 차례 법정 토론으로 연결되는 첫 관문 성격도 크다. 두 후보의 총력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능력·성과를 내세운 리더십으로 정책 토론에 집중할 방침이다.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과 ‘형수 욕설’ 전력, 아들 불법도박 등 이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방어 전술도 짜고 있다.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이 후보가 강점인 정책 중심의 토론을 할 계획”이라며 “공격이 들어오면 진정성있게 설명하는 식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진심과 비전을 강조하는 토론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최근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무속인 선대위 합류 논란, 윤 후보 말실수 등은 스스로 방어해야 할 대상이다. 선대본부 언론전략기획단은 윤 후보가 토론에서 발표할 정책 청사진을 그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 선대본부 관계자는 “어떤 철학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를 국민들께 설명할 것”이라며 “단순히 주택 250만호를 건설하겠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왜 건설하는지 말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강력 반발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서울서부지법에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오는 24일 오후 3시 심문기일을 연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혐오감 1위 후보와 2위 후보가 토론을 한다고 하니까 혐오 토론이 되는 것”이라며 “덩치로 두 사람만 밀어붙여서 양자구도 속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몰고 가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했다. 정의당도 소속 의원들이 이날 방송3사 앞에서 다자토론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했다. 정의당 측은 “법률적 대응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두·문광호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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