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멜다"·"재산 증식 의문"..與, 김건희 의혹에 맹폭(종합)
선대위 "30대에 수십억 서초동 아파트 매입, 재산 증식 의문"
이해찬 "대통령 배우자는 단순히 개인의 배우자 아냐"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외활동을 하지 않는 현 행보에 대한 지적뿐만 아니라 무속인 관련 논란과 재산 형성에 대한 의혹까지 다양한 내용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9일 오전 광주KBS 제1라디오 ‘출발! 무등의 아침’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김씨가 윤 후보 행동을 장악하고, 영향력을 미칠 뿐 아니라 선거캠프, 모든 정치현안에 관여하는 게 명백히 드러났다”며 “야당인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2의 이멜다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멜다는 필리핀 최악의 독재자로 불리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부인으로, 심한 사치로 국고를 탕진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송 대표는 “‘윤핵관’ 핵심이 바로 김 씨고, 김 씨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장제원 의원이 사실상 윤핵관의 핵심이었다는 가설이 신빙성이 있어지는 것 같다”며 “윤석열 뽑는 것인지 김건희를 뽑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이런 시대로 갈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특히 김씨가 본인이 점쟁이 점을 볼 정도로 신기가 있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이렇게 주술과 마법 같은 데에 의존하는 이런 나라가 되어서는 러시아 황제 니콜라 2세가 라스푸틴이라는 괴상스러운 요승에 휘둘려서 러시아 제국이 멸망했던 것처럼 나라가 크게 위험이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약 70억원 규모 김씨의 재산 형성 과정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재산 형성 과정에서 자금의 출처가 불분명한 시기가 다수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김씨가 2021년 신고한 재산은 69억2000만원 수준이다. 그는 앞서 지난 2018년 인터뷰에서 “1990년대 후반 IT 붐이 일었을 때 주식으로 번 돈을 밑천으로 사업체를 운영해 재산을 불렸다”고 밝혔지만, 선대위는 상당 부분 의문점이 남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김씨가 대학 강의료 등 경제활동을 하면서 크게 재산을 축적할 기회가 없었음에도 30대 중반에 10억원이 넘는 서초구 아파트를 매입하고, 20억원 이상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수했다는 대목에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의 약 20년 경제활동 기간 중 확인 가능한 소득은 7억7000만원 정도에 불과한데, 현재 재산이 7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김병기 현안대응TF 단장은 “김씨의 학력과 경력 의혹 외에 재산증식에 대한 의문점도 많다”며 “대학 강사료와 코바나컨텐츠 월급 200만원이 주요 수입원이었던 김씨가 어떻게 30대에 수십억원의 주식과 부동산을 매수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산 증식과정에서 불법 증여가 있었는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으로 차익을 실현한 것은 아닌지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의 배우자는 공적 검증의 대상인 만큼 김씨의 재산형성 과정을 명확히 공개하고 국민적 의문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에 대한 공세에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합세했다. 그는 민주당의 온라인 소통 채널 ‘이재명 플러스’에 올린 칼럼을 통해 “대통령의 배우자는 단순히 개인의 배우자가 아니라 국가원수의 배우자다. 특히 국제무대의 이른바 ‘연성외교’에서 자국의 문화와 경제를 홍보하고,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친근하게 알리는 일은 주로 국가원수의 배우자가 맡는다”며 “이런 책임을 맡을지도 모르는 후보의 배우자가 어찌 공인이 아닐 수 있겠으며, 그 배우자의 말과 행동이 대통령 선거라는 공적 사업에 어찌 언론과 국민의 검증 대상이 아닐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씨는 지역을 방문하고 생활을 공개하며, 안철수 후보 부인인 김미경씨나 김동연 후보의 부인인 정우영씨도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며 “그런데 유력 후보들 중 오직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만 보이지 않습니다. 34년 정치 생활에서 이런 대선은 처음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서지 않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그 내부 사정이야 모르겠지만, 참으로 공인으로서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자신이 한 말인데 이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법원에 가처분신청까지 내는 것 역시 공인으로서 차마 할 일은 아니다”라며 “이런 짓을 한 윤 후보와 국민의힘, 그리고 이런 일을 비판하지도 못하거나 심지어 맞장구치는 일부 언론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기주 (kjpark8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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