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전염병 확산 차단 '골머리'..축산농가 반발·노동자 파업 등 과제 산적

안광호 기자 2022. 1. 19. 16: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전염병 확산 차단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당국이 ‘축산농가 반발’과 ‘가축 위생방역 노동자 파업’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축산농가들은 가축전염병 방역 조치를 위반한 농가에 사육제한과 농장폐쇄 등을 내리도록 한 정부의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가 “농가를 말살하는 악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가축 위생방역 노동자들은 현장 인력 충원과 열악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20일 전면 파업을 예고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9일 AI와 ASF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농가의 방역 상황을 엄격하게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가금농장의 고병원성 AI 발생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2월부터 본격적으로 철새가 북상하고 설 연휴 사람과 차량 이동이 많아지면 고병원성 AI와 ASF의 발생과 확산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병원성 AI의 경우 지난해 11월8일 이후 현재까지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사례는 21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68건)보다 69% 적은 수준이다.

ASF의 경우 양돈농장에서는 지난해 10월5일 강원 인제군에서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추가 발생은 없지만, 최근 충북 단양·제천 등에서 야생멧돼지 ASF 양성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향후 경기권과 양돈농장이 밀집해 있는 경북 북부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보는 “설 연휴 차량과 사람의 이동이 많아지면서 바이러스 전파로 AI와 ASF의 발생·확산 우려가 높아질 수 있어 철저한 방역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양돈장에 대한 8대 방역시설 의무화와 방역 규정을 지키지 않는 가축사육시설의 사육제한·폐쇄 명령 등을 담은 가축전염병예방법(가전법) 시행령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지만 당사자인 축산농가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개정안은 방역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1회 적발되면 사육 제한 3개월 처분, 또 적발되면 제한 기간 연장, 3차 적발시에는 농장을 폐쇄하도록 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이날 농식품부 세종청사에서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1회 위반에도 사육을 제한한다는 것은 심각한 재산권 침해이자 농가를 죽이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회장은 “가전법 개안의 전면 철회와 향후 새로운 정책 마련시 축산단체와 협의를 통한 진행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가축전염병 확산을 막고 있는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노동자들의 파업도 당국의 시급한 해결 과제다. 이들은 임금 등 처우 개선과 과도한 업무 방지, 인력 충원 등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0일부터 27일까지 전면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축산단체와 노조 등 이해 당사자들과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