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 나 하나 꽃이 되어
매일 아침 기도처럼 읊는 시가 있다. 조동화 선생의 '나 하나 꽃 피어'이다. 이 시를 읽을 때마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또 돌아본다. 국제로터리 3680지구 총재의 소임을 맡고부터는 한 구절 한 구절이 더욱 가슴 속에 스며든다.
국제로터리 3680지구 로터리안들에게 자원봉사, 직업봉사, 재능봉사, 사회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독려하고 참여하면서 내 자신이 그동안 생각 없이 행했던 이런저런 행동과 처신을 모두 아울러 살펴보게 됐다. 그늘진 이웃의 아픔을 가까이할수록 잃어버린 자아(自我)를 찾아가는 성찰의 시간이 되었고 내면의 깊은 공간을 가로질러 숨겨진 진아(眞我) 를 탐색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동안 스치고 지나갔던 영하의 기온과 찬바람에도 무관심 했던 생각들이 합쳐져 마음의 창문을 열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고자 손길을 내밀고 있다. 이 겨울 강추위와 살을 에는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 때면 걱정이 앞선다. 차상위 계층과 저소득층 일부의 생활은 단순히 생계유지할 정도의 정부지원금만으로 희망 없이 근근이 살아가는 이분들을 생각하면 더욱 마음이 아프다.
살아간다는 것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내 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했던 많은 행위들이 나의 삶에 의미와 가치를 대신하는가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인가? 행복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이런저런 생각들이 삶에 한순간 한순간을 재구성하고 자신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재창조하며 우리는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온전히 이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너무 짧은 시간이다. 지나간 시간의 기억 저편에 남아 있는 봉사의 기억은 너무나 작은 그릇에 담겨있다. 삶의 양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은 너무나 크다. 어떻게 이를 보답하여야 하는가? 이 짧은 생을 멋지게 영위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어쩌면 살아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삶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구별 여행자로 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 내가 사용한 공간에 대한 임대료를 내고 떠나야 하지 않을까? 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에 대한 임대료는 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나의 임대료는 한없이 부족하다. 나는 이 지구별 채무자이다.
나에 이득과 사업에만 집중하였던 지난 시간. 성공을 위해 무작정 달려던 시간. 어머니로 아내로 며느리로 집중하지 못하였던 시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고 또 나누었지만, 한없이 부족하였던 갈증.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 그 누구도 무관심 했던 세상의 아픔에 앞장서 달려왔지만 달라지지 않는 세상. 생각 넘어 세상에 나에 바람을 담아 조동화 선생의 시 나 하나 꽃 피어를 잔잔히 띄워 보낸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다른 방식으로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그렇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만으로 저질러지는 행위들이 너무나 많다. 공공질서에 대한 무관심, 어려운 이웃에 대한 무관심, 가족에 대한 무관심, 환경문제에 대한 무관심 등등 너무나 많다. 변화와 혁신 과감한 개혁을 말하지만 우리 사회는 '나 하나쯤이야'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나 자신부터 작은 변화를 실천한다면 온 세상이 달라지지 않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다. 로터리는 봉사로 삶의 변화라는 슬로건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나보다는 남을, 개인보다는 사회를, 생각하며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나 하나 꽃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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