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낯섦과 친해지기 (1)

박경덕 중구문화원 사무국장 2022. 1. 1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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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덕 중구문화원 사무국장

직장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이들이 점심 식사를 해결하는 행동에서 크게 2가지 유형의 패턴을 보인다. 항상 가던 곳을 찾는 이들과 안 가본 곳을 굳이 찾는 이들 말이다. 항상 가던 곳을 찾는 이들은 점심 시간을 망칠 확률이 0%에 가깝다. 익숙한 동선에 익숙한 메뉴를 선택하기에 시간과 개인적인 에너지 낭비가 생길 이유가 전혀 없다. 시간이 정해져 있는 직장 생활에 최적화 된 생활이 가능하다. 반면에 안 가본 곳을 찾는 이들의 만족 확률은 50%이다. 실패했을 경우에는? 같이 간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며 그저 말 없이 한 끼 해결하면 그만이다. 이들이 점심시간에 만족하고 성공했을 경우에는 새로운 맛과 분위기, 그리고 이전과 다른 나만의 희소성이 가득한 장소를 찾아 냈다는 성취감을 느끼고 이를 널리 친한 사람에게 알려 나누고 싶은 마음이 동하게 된다(*물론 맛집으로 소문이 나 정작 내가 먹고 싶을 때 줄 서서 먹어야 하는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나만 아는 맛집은 꽁꽁 숨겨 놓기도 한다).

자, 여기서 필자의 주장은 매일 반복되는 점심시간이지만 새로운 곳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 그 중 가장 큰 장점은 자칫 반복된 일상으로 지루해질 때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아주 사소한 선택에 따른 행동이지만, 개인적으로 새로운 것들에 대한 정보가 늘어나고, 이를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최적화된 경우의 수를 찾아내 미식에 대한 조예가 깊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삶의 질이 달라진다.

낯섦과 친해지자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고 있다. 길지 않은 인생, 평범한 일상의 사람들이라면 쉽게 겪어보기 힘든 일들이 일상으로 강요되고 있다. 나에게 익숙한 것들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낯선 상황은 이미 현실이 됐고, 이제 이 낯섦에 적응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세상이다. 내가 잘하는 것만 해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이전에 굳이 안 해봐도 되는 일들이 강요되고 있다.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자, 먼저 주변을 돌아보자. 나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환경들을 찾아보자. 문제의 원인과 가장 최적화된 상황을 만들어 줄 꺼리들을 찾아보고, 그것들에 대해 익숙함을 넘어 능숙해지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런 마음가짐이야말로 포스트 코로나를 대하는 나의 가장 현명한 대처 방법일 것이다. 여기서 '나'는 빈부귀천, 지위고하, 남녀노소, 어디에 사는지가 중요치 않다. 나를 바꿔보자. 어렵지 않다. 마음가짐, 태도의 변화이고, 작아도 되지만 과감한 행동으로 차근차근 실행하면 된다. 낯섦과 친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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