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5G'

박지성 2022. 1. 1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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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

대한민국이 세계 첫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이 지난 시점에서 국내 서비스 가입자는 이미 200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이전 통신 세대에 비해 5G가 매우 빠른 속도로 우리 삶에서 일상화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코로나19는 가정, 회사, 학교 등 일상 전반에 걸쳐 통신 네트워크를 통한 '연결성'이 왜 중요한지 국민에게 다시 한번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5G 네트워크로 일상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과거 공상과학(SF) 영화나 SF 만화를 통해 로봇이 사람 대신 서빙하고, 등교하지 않고서 집에서 수업하고, 홀로그램을 이용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 마주 보고 이야기하고, 자동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모습을 상상해 왔다. 이제 이런 상상이 5G 네트워크의 연결성과 디지털 기술 융·복합으로 일상에서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2를 살펴보면 휴머노이드 로봇(아메카), 몰입형 커뮤니케이션(홀로포테이션), 자율주행 모빌리티 등 5G가 처음 선보였던 당시만 해도 먼 미래에나 가능해 보였던 기술들이 이미 상용화됐거나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가장 핫한 기술 트렌드로 메타버스(metaverse)가 많이 언급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세계란 뜻의 유니버스(universe) 합성어로, 온라인 가상세계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아바타를 이용하여 현실 활동을 그대로 실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3차원 가상세계에서 다양한 '몰입형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유연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의 지연 시간을 줄이고 전송 속도를 보장하고, 보안성을 강화하는 게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MEC(Mobile Edge Computing),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과 같은 5G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메타버스 서비스는 5G 기술 고도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 발전, 다양한 단말 및 디바이스와 콘텐츠 개발에 힘입어 현재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로블록스, 제페토,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 등 주요 메타버스 서비스 가입자는 9억명 이상이며, 메타(옛 페이스북), 애플, 구글 등 굴지의 기업도 메타버스 서비스를 킬러 콘텐츠로 성장시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5G 네트워크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여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2018년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주인공이 온몸을 감싸는 슈트를 입고 특수 장갑과 글라스를 낀 채 가상현실 속 세상에 완전히 몰입하는 현실이 머지않은 미래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작년 서울 용산구 관내 어린이집 대상 메타버스 운동회 개최, KT 위즈 야구단 선수들과 메타버스 라운지를 구축해서 선보인 바 있으며, KT를 비롯한 9개 관련 기업과 '메타버스 원팀'을 결성해 메타버스 서비스 개발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5G는 대한민국에 매우 큰 의미가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공을 기반으로 현재에도 5G 통신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 가고 있다.

그러나 5G는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말한 일상을 바꾸는 혁신적 서비스는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음악이나 동영상 스트리밍, 스마트 애플리케이션 등 기존 4G에서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5G만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 출시가 더딘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는 이제까지 나온 서비스를 뛰어넘는, 더욱 혁신적인 무엇인가를 고대하고 있다.

정부, 연구기관, 스타트업, 통신사, 플랫폼 사업자 모두 힘을 합쳐 5G 성능을 충분히 활용하는 '킬러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 크나큰 과제로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여러 형태의 정부 지원이나 사업자 영역을 넘어서는 제휴가 매우 중요하다. 통신사별로 확보한 5G 주파수 대역폭 대비 트래픽 사용량은 10% 내외다. 5G 주파수 추가 할당 논의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킬러 콘텐츠 개발과 더불어 언제 어디서나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지금보다 촘촘한 '5G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KT는 작년 85개 시·동 지역 커버리지를 구축했고, 올해 읍·면 지역 등으로 5G 커버리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4년까지는 단계적으로 5G 전국망을 완성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T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협력해 농어촌 지역 중심으로 '5G 공동 이용망'을 구축 중에 있다. 이는 통신 3사 간 협력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애초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어 작년 11월 시범 적용을 마쳤으며, 올해 1차 상용화를 거쳐 확대될 예정이다.

KT는 5G 네트워크 외에도 지속적인 인터넷망, 전송망 등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에 투자하는 등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10년간 5G 네트워크가 가져올 일상의 혁신과 새로운 경험이 무척 기다려지며, 이러한 혁신의 중심에 대한민국이 위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필자소개>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은 28년 동안 유무선 네트워크에서 경력을 쌓은 통신 전문가다. 서 부문장은 KT에서 네트워크기술본부장과 네트워크전략본부장 등 기술과 인프라 전략 분야를 섭렵했다. 올해 임원 인사에서 KT의 네트워크를 총괄하는 네트워크 부문장에 임명돼 안정적인 네트워크 운용을 통해 더욱 신뢰받는 통신서비스 제공은 물론 디지털혁신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책임지게 됐다.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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