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판전단에 8개월 구금 박성수씨, 형사보상 6720만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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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작별 인사드립니다. 어제(1월13일) 형사보상금 기부하며 쓴 글에 낌새를 눈치채신 분도 있으실 듯합니다. 오늘부로 제 모든 활동은 끝을 맺습니다."
박씨는 지난 13일 한국여성단체연합에 자신이 최근 받은 형사보상금 6720만원 전액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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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보상금 전액 여성단체에 기부 마쳐
“모두에게 작별 인사드립니다. 어제(1월13일) 형사보상금 기부하며 쓴 글에 낌새를 눈치채신 분도 있으실 듯합니다. 오늘부로 제 모든 활동은 끝을 맺습니다.”
사회운동가 박성수(48)씨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의 첫 부분이다. 약 5만자에 이르는 장문을 남기고 그는 모든 활동을 접었다. 글에는 그가 유튜브를 통해 독학으로 배웠다는 바이올린 연주 영상도 첨부돼 있다.
박씨는 지난 13일 한국여성단체연합에 자신이 최근 받은 형사보상금 6720만원 전액을 기부했다. 계좌이체 내역을 자신의 에스엔에스에 공개한 그는 “손해배상 사건 청구에 고생한 변호사들께서 사례비를 안 받는다고 해, 배상금을 기부하게 됐다. 여성단체에 기부하는 것은 여성의 힘이 바로 서야 남성들도 온전히 살아갈 수 있기 때문으로 페미니즘이 희망”이라고 적었다.
박씨는 2014년 12월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비판 전단을 제작·배포했다. 전단에는 2002년 당시 박근혜 한국미래연합 대표가 김정일 북한 전 국방위원장을 만난 사진과 ‘자기들이 하면 평화활동, 남이 하면 종북 반국가행위’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2015년 2월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앞에서 이 전단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고, 그해 4월 대구 수성경찰서에서 개 사료를 투척하는 등 여러 차례 경찰서·검찰청 앞에서 항의 시위를 했다.
명예훼손과 집시법 위반 등으로 구속된 박씨는 2020년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일부에 대해서만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됐다. 그는 체포된 2015년 4월28일부터 1심 판결 선고(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로 풀려난 그해 12월22일까지 8개월 동안(239일) 구금에 대한 형사보상금을 최근 받았다.
전북 군산에 살면서 ‘둥글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그는 여성단체에 기부한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반어법으로 진행했던 일부 시위가 직설법으로 받아들여져 여성혐오자로 오해를 받게 돼 힘든 시간이 있었다. 페미니스트들이 부디 남자를 적이 아닌 동지로 여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적대감을 갖지 말아 달라고 맨입으로 얘기하면 먹히지 않으니 저의 전 재산을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글에서 “저는 과거 수년간 길에서 노숙에 걸식하고 살면서 환경운동 했던 사람이다. 5년 전까지도 생활할 셋집도 없이 아는 사람 가게, 지인 사무실 구석 등을 전전하며 떠돌며 생활했다. 돈이 없어서 아픈데 병원도 못 가고 참고 있고, 먹고 싶은 것도 못 사 먹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남겼다. 그는 이어 “가열찬 페미니즘 투쟁을 해주시되 이성의 죽음을 조롱하는 식의 극단적인 행동이 사라지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외부와의 소통을 끊은 박씨는 “그동안 진보진영 내 독단·갈등을 말리는 활동을 하다보니 결국 무엇보다 제 자신의 잘못된 삶을 먼저 돌아보고 더 비우고 낮춰야 한다고 여기게 됐다. 모든 사람들과 인연을 끊고 초심으로 돌아가 사람들 안 보이는 곳에서 묵묵히 제 갈 길을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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