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인터뷰] ① 프로 직행 1호 '이랜드 메시' 박준영, "비니시우스가 더 좋아요"

김유미 기자 2022. 1. 1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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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서귀포)

2022시즌을 앞두고 서울 이랜드 FC는 유스팀에서 활약한 젊은 선수들을 콜업했다. 정정용 서울 이랜드 감독의 부름을 받은 선수 중 '유스팀 프로 직행 1호'라는 특별한 타이틀을 단 이가 있어 주목을 끈다. 서울 이랜드 U-15, U-18 유스를 거쳐 프로팀에 입단한 공격수 박준영이다.

박준영은 제주 서귀포시에서 진행 중인 서울 이랜드의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베스트 일레븐>이 그와 만났을 때에는 막 2주 차 훈련을 마친 참이었다. 앳된 얼굴을 한 박준영은 익숙하지 않은 취재진과 만남에도 전혀 긴장하거나 주눅 든 모습 대신,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띤 채 인터뷰에 임했다.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서울 이랜드 신인 박준영과 장장 50분에 달하는 긴 대화를 통해 그를 샅샅이 탐구해봤다.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모두 담아냈기에, 인터뷰는 1편과 2편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서울 이랜드의 자랑스러운 프로 직행 1호 유스 선수 박준영과 만남, 지금부터 시작한다.

b11: 반갑습니다. 프로팀 와서 첫 동계훈련인데 어때요?
"훈련을 같이 한 지 이제 1개월 정도 된 것 같아요. TV에서 보던 형들과 같이 운동하며 배우는 점도 많고, 축구장에서나 밖에서 몸 관리하는 모습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피지컬이 좋고 속다가 빠른데 그 사이에서 또 패스가 돌아가려면 강하게 패스를 하면서도 잘 맞게 연결해줘야 해서 그 부분이 가장 달랐던 것 같습니다."

b11: 형들은 잘 대해주나요?
"네. 저 미담 이야기해도 되나요? (b11: 해주면 너무 좋죠.) (윤)보상이 형이랑 같이 방을 쓰고 있어요. (김)진환이 형이 보상이 형이랑 광주에 같이 있었는데, 보상이 형이 팀에 오기 전부터 미리 올 거라고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진환이 형이 보상이 형한테 '맛있는 거 많이 사달라고 해라' 그랬거든요. 그런데 먼저 사 달라고 하기 전에 보상이 형이 매일 카드를 주면서 하루에 6~7만 원씩 긁게 해줬어요. 정말 감사하고, 저도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서 후배들을 이렇게 챙겨주고 싶어요. 그리고 (김)선민이 형도 있어요. 경기장 밖에서는 조금 무섭게 생기고, 경기 스타일도 터프해서 무서웠거든요. 그런데 저번에 편의점에서 맛있는 거 사라고 카드도 주시고 해서 마음은 따뜻한 분이구나 생각했어요."

b11: 경기장 안에서 배울 만한 점은 무엇이 있었나요?
"몸 관리요. 고등학교 때에는 팀 스케줄대로 움직이고 주말에 조금 개인 운동을 했는데, 여기서는 형들이 개인 운동은 당연하고 쉴 때에도 반신욕을 하고 그러거든요. 훈련 1시간 전에 미리 나와서 폼롤러로 마사지도 하고, 스트레칭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이상민 형이 가장 관리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힘든 훈련 후에도 웨이트장에 남아서 또 운동하는 걸 봤습니다."

b11: 프로팀에 와서 적응하는 데 힘든 점은 없어요?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형들과 처음이라 낯을 가리는 게 있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에는 실수를 해도 서로 다독이며 했는데 이곳에서는 프로니까 매 경기가 수익이랑 연결되기도 하잖아요. 실수가 나오면 조금 더 강하게 질책하는 부분이 다른 것 같아요. 또 동계훈련에서는 몸을 끌어올리는 단계니까 열심히 하되 서로 부상당하지 않게 하자고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훈련 들어가면 강하게 부딪치고 그런 게 있죠."

b11: 반대로 좋은 점도 많을 것 같아요.
"물론이에요. 프로팀이라 전담 스태프 분들이 많이 계세요. 지금 거의 15명, 16명이 계신데 축구나 멘탈 등 여러 면에서 따로 따로 한 명씩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 여러 코치님들 중에서 더 말이 통하고 공감되는 분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도 편하고요."

b11: 서울 이랜드 U-15, U-18 유스팀을 모두 거쳐 프로에 직행한 1호 선수가 됐어요. 자부심을 느끼나요, 아니면 부담감이 더 큰가요?
"자부심을 더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부담감도 없지 않지만, 꼭 축구가 아니더라도 어떤 일이든 모두 부담감은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아직 부담감이라는 말을 하기는 이른 것 같고요."

b11: 이랜드 유스 시스템을 다 겪어본 선수잖아요. 유스팀 자랑 한 번 해주실 수 있나요?
"이랜드 유스는 클럽 팀이에요. 그래서 하루 2시간만 같이 모여서 훈련을 해요. 점점 클럽화가 되고 있기는 해도 거의 다 학교 축구부여서 같이 합숙하고 운동하잖아요. 그 친구들은 항상 축구부끼리 붙어 있는 게 일상적이에요. 저희는 하루 2시간만 만나다 보니 서로가 소중하고, 더 끈끈하고 애정을 느낍니다. 하루 2시간 안에 집중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돈독하게 지내죠."

b11: 그럼 프로에 먼저 왔으니까, 같은 유스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있다면 해주세요.
"지금 프로팀 형들과 훈련하고, 후배들과도 훈련을 해봤잖아요. 후배들 보면 충분히 프로팀 와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친구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선수들이 팀에 온다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충분히 올 수 있고,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졌으면 해요. 얘들아, 너희도 할 수 있어."

b11: 아까 형들이 지나가면서 어루만져(?) 주던데, 고3에서 다시 팀 막내가 되니 어때요?
"막내라서 느끼는 장단점이 있습니다. 장점은 고등학생 때에는 고3이 팀 핵심이기 때문에 경기에서 팀을 이해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후배들이 잘못했을 때 책임감이 더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막내도 물론 잘해야 하겠지만, 막내들에게는 책임감보다는 파이팅, 패기를 요구하거든요. 그게 장점인 것 같습니다. (단점은요?)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훈련 기구도 옮겨야 하고, 심부름도 하는 거요. 그래도 저는 막내가 좋아요. 고참이 되어버리면 시간이 돌아오지 않잖아요. 또 후배 앞에서 떳떳하려면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도 있고요."

b11: 고교 시절에 '이랜드 메시'라는 별명이 있었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해요?
"정말 감사하죠. 그런데 저 키가 171㎝로 나와 있던데, 사실 175㎝거든요. 그래도 지어주신 별명이고 리오넬 메시는 세계적으로 위대한 선수잖아요. 그런 선수의 이름이 붙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좋아하는 선수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예요. (b11: 왜요?) 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 장점이 스피드와 드리블인데, 그 선수도 스피드와 드리블로 정평이 나 있고, 음, 골 결정력이 약간 안 좋은 점도 비슷한 것 같아요(웃음). 제가 20골 넘게 넣을 수 있었는데 많이 놓쳤어요. 많이 아쉽지만 올해 더 잘하고 싶어서 슈팅 훈련도 늘리고 집중하는 중입니다. 팬 여러분 지켜봐 주세요!"

b11: 이렇게 잘하는 고교 선수에게 대학팀들의 오퍼가 없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네. 제가 남자고등학교를 나와서 대학교에 대한 환상, 로망이 있었어요. 대학교랑 연습 경기 할 때 학교 가보면 분위기도 좋고요. 수도권 명문 두 팀이 제안을 해줬습니다. 그 팀들 수준이 높은 팀이지만 프로팀에 오면 더 수준 높은 형들이 많잖아요. (윤)보상이 형도 그렇고, 올림픽 대표팀 주장인 (이)상민이 형이나 (이)재익이 형 같은 선배들과 함께하면 더 많이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또 이랜드는 저에게 지금까지 지원해준 팀이기 때문에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요. 로망을 이루지는 못하겠지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생각합니다."

b11: 그래도 팀에 또래 친구들이 몇 명 있더라고요. 같이 자유시간 보내봤어요?
"네. 일요일에 자유시간이라 밖에 다녀왔어요. 아직 제가 20살이고 돈도 없어서 친구 박준영(수비수)이랑 버스타고 올레시장 가서 구경했어요. 짬뽕 먹고 들어왔어요."

b11: 물어보려 했는데 이야기가 나왔네요. 동명이인에 나이, 태어난 달까지 같은 친구 박준영과 함께 지내게 됐어요. 이름이 같아서 생긴 에피스드가 있나요?
"준영이랑 제가 이랜드 유스 때부터 같은 팀이었거든요. 그때부터 선생님들이 준영이는 키가 크니까 큰 준영, 작은 준영 이렇게 부르셨어요. 여기 와서도 그렇게 불러주시고요. (b11: 그런데 생일은 공격수 준영 선수가 더 빠르잖아요.) 네. 제가 더 빨라요. 중학생 때는 저도 그렇게 작은 키가 아니었어서 제가 큰 준영, 수비수 준영이를 '더 큰 준영'이라며 제 자존심을 살려주시기도 했었죠(웃음)."

(맨 오른쪽이 서울 이랜드 신입 수비수 박준영, 바로 그 옆이 인터뷰의 주인공인 공격수 박준영이다.)

2편에서 계속.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 이랜드 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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