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四色] 넷플릭스 × PGA투어

2022. 1. 1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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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스타들을 주인공으로 한 골프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는 뉴스가 최근 화제가 됐다.

투어 선수뿐 아니라 가족, 캐디, 코치 등의 일상도 카메라에 담는다고 한다.

영향력 있는 선수들의 브랜드 관리가 중요한 PGA투어는 물론, 에이전트와 스폰서들이 과연 아무런 입김을 넣지 않을 수 있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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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스타들을 주인공으로 한 골프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는 뉴스가 최근 화제가 됐다. 투어 선수뿐 아니라 가족, 캐디, 코치 등의 일상도 카메라에 담는다고 한다. 선수들의 훈련과 일상을 담는 스포츠 다큐멘터리 방송이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극도의 멘털 게임’으로 불리는 골프에서, 그것도 세계 톱랭커 선수들을 밀착 촬영한다는 점에서 꽤 흥미롭다.

PGA투어는 이례적으로 경기가 열리는 필드 안으로 방송팀이 들어가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특히 PGA투어가 주관하지 않는 US오픈, 디오픈, 마스터스, PGA 챔피언십 등 4대 메이저대회도 전폭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베일에 가려진 마스터스까지 순순히 문을 열고 로프를 내린다고 하니 골프 팬들의 구미가 당길 만하다. 숨 막히는 승부, 피나는 훈련, 필드 밖에서 벌어지는 선수 간 갈등과 심리전 등 그동안 볼 수 없던 다양한 그림이 나올 것 같다.

스타 플레이어들도 적극적이다. 방송으로 호감도가 상승하면 특별 보너스도 두둑이 챙길 수 있다. PGA투어는 지난해부터 구글 검색량,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언급 빈도 등을 종합해 인기 선수 10명에게 보너스 4000만달러를 주는 ‘플레이어 임팩트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과 조던 스피스, 콜린 모리카와, 브룩스 켑카, 리키 파울러 등 벌써 20명 이상의 특급 선수가 나오기로 했다(타이거 우즈와 필 미컬슨, 브라이슨 디섐보, 로리 매킬로이, 존 람은 출연을 거절했다).

넷플릭스와 PGA투어 모두 ‘윈-윈’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획이다. 넷플릭스는 마스터스 등 쉽게 공개되지 않은 금단의 땅과 투어의 내밀한 이야기라는 귀한 재료를 얻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것처럼 콘텐츠의 힘이 어느 때보다 각광받는 시대다.

PGA투어로서도 타이밍이 좋았다. 우즈의 뒤를 이을 만한 마땅한 스타가 나타나지 않는 데다 ‘오일머니’에 선수와 투어 인기까지 빼앗길 위기다. 넷플릭스의 힘을 빌려 완전히 새로운 팬층을 끌어들일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2019년 포뮬러1(F1) 다큐 ‘F1, 본능의 질주’를 방송해 공전의 히트를 친 후 F1 시청률이 전년 대비 39%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방송 특성상 어쩔 수 없이 ‘편집’의 요소가 개입될 것이다. 제작진의 기획과 연출, 편집 등 ‘손질’이 가해지는 순간 ‘리얼’과는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미국의 한 매체는 벌써 이 프로그램이 “리얼 다큐멘터리가 될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영향력 있는 선수들의 브랜드 관리가 중요한 PGA투어는 물론, 에이전트와 스폰서들이 과연 아무런 입김을 넣지 않을 수 있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급기야 PGA투어 대변인이 “방송 제작·편집 과정에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그렇다고 해도 골프 경기 생중계가 아닌 이상 ‘쇼’는 쇼일 뿐이다. 점점 자극적인 연출 요소가 더해질 것이다. 팬들 입장에선 설탕과 조미료가 뿌려진 ‘단짠’ 스포츠를 자꾸 접하다 보면 ‘날 것’ 그대로의 스포츠가 그리워질 수도 있겠다. 어쨌든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가장 몸집이 커진 두 산업, 골프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만남이 어떤 결과물을 빚어낼지 꽤 기대를 모은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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