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표엔 '12월 골조공사 마무리'..공기 지연에 속도전 의혹 뒷받침

박영래 기자,박준배 기자,이수민 기자 2022. 1. 19. 11: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가 공기(공사기간)를 단축하기 위해 서두르는 과정에서 빚어졌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감리보고서가 나왔다.

19일 <뉴스1> 이 확보한 해당 아파트 신축공사 감리업체의 '주택건설공사 감리업무 2021년 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공정관리를 위한 '예정 공정표'에는 붕괴사고가 발생한 201동의 골조공사를 지난해 12월 말까지 마무리하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광주 붕괴사고 직전 4분기 감리 보고서 입수
"공기보다 빠르게 진행" 현대사업개발 주장 설득력 잃어
18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기울어진 타워크레인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해당 공사 현장 201동 건물이 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져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1명은 숨진 채 수습됐고, 나머지 5명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22.1.18/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박준배 기자,이수민 기자 =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가 공기(공사기간)를 단축하기 위해 서두르는 과정에서 빚어졌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감리보고서가 나왔다.

19일 <뉴스1>이 확보한 해당 아파트 신축공사 감리업체의 '주택건설공사 감리업무 2021년 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공정관리를 위한 '예정 공정표'에는 붕괴사고가 발생한 201동의 골조공사를 지난해 12월 말까지 마무리하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붕괴사고가 발생한 1월11일까지 39층에서는 콘크리트 타설작업이 진행중이었다.

때문에 공사일정이 늦어지면서 영하의 날씨에도 콘크리트 타설을 강행하면서 콘크리트 양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대형 붕괴사고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현장 근로자들은 "전체적인 공기가 3개월 가량 늦어지면서 공기단축을 요구하는 압박이 많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광주의 한 중견건설사 대표도 "골조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11월 입주를 맞추려고 하면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해 공기단축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신축공사 감리업체의 '주택건설공사 감리업무 2021년 4분기 보고서'. © News1 박영래 기자

하지만 이와 관련해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사고직후 공식 입장문을 통해 "공기보다 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던 상황이라 공기를 무리하게 단축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공사계획에 맞춰서 공사가 진행됐으며, 주말에는 마감 공사 위주로 안전하게 공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업계 안팎에서 지적된 양생과정 부실과 관련해서도 "필요한 강도가 확보되기 충분한 기간"이라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감리보고서를 보면 201동의 1층까지 골조공사는 2020년 12월까지, 2~21층은 지난해 5월까지, 22층은 6월까지 골조공사 완료를 목표로 잡았다.

모든 골조공사는 12월 말 이전에 끝낸 후 엘리베이터 공사가 들어가기로 되어 있었으나 지난 11일 39층 옥상 부분의 콘크리트를 타설하다 붕괴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최소 한달가량 공사가 지체 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붕괴사고가 발생한 201동 콘크리트 타설일지를 보더라도 지난해 12월3일 36층 바닥 콘크리트를 타설했고 이후 37층, 38층 바닥은 각각 7일(12월10일)과 6일(12월16일) 만에 타설했다. 이어 38층 천장도 8일(12월24일) 만에 타설공사가 진행됐다.

이에 대해 건설 전문가는 "최소 10일 만에 아파트 한 층을 건설할 수는 있지만 이건 여름철 이야기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한겨울인데 6일 만에 한 층을 올린다는 건 현장에서 붕괴를 자초한 것이고 전형적인 인재"라고 꼬집었다.

결국 공기에 쫓긴 시공사 입장에서는 골조공사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었고 영하권의 날씨에서 무리한 콘크리트 타설공사가 진행되면서 붕괴사고를 불러왔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yr200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