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주민 소식 전하고 현장서 인터뷰.. "제 인생의 혁명"

최준영 기자 2022. 1. 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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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2일 대전 대덕구 비래동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종합사회복지관에 마련된 라디오 부스에서 청소년 마을 라디오 참가자들이 방송 녹음을 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지난해 12월 16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종합사회복지관 내 강당에서 청소년 마을 라디오 참가자들이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대전종합사회복지관 청소년 마을 라디오 사업

청소년 11명 작가되고 편집도

‘우리동네 아무말 대잔치’ 제작

아이들엔 여가 활동 기회 주고

주민들엔 ‘소통의 장’ 일석이조

학생 “장점 찾고 자신감 생겨”

주민 “DJ가 마음 알아줘 울컥”

“5세 아들이 자폐스펙트럼(자폐증) 때문에 아직 말을 못하고 있어요. 그래도 우리 아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청취자 사연)

“아이가 말로는 표현하지 못해도 엄마와 아빠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충분히 느끼고 있을 거예요. 너무 속상해하지 마시고 힘내세요. 응원합니다!”(청소년 DJ)

지난해 대전 대덕구·동구 거주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제2기 청소년 마을 라디오 참가자들이 제작하고 방송한 ‘우리 동네 아무 말 대잔치’ 프로그램이 지역 사회에서 화제를 모았다. 2020년 진행된 제1기 참가자 10명 중 6명이 재참가 의사를 밝혔고 신규 단원 5명도 선발돼 총 11명의 청소년이 주민 초대방송, 현장 인터뷰 등 마을 라디오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종합사회복지관이 지원한 이번 프로그램은 애초 지역 아동·청소년들이 라디오라는 매개체를 통해 주도적으로 여가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복지관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법인 지원으로 방송실을 구축한 데 이어, 올해는 대전시 기능보강 사업을 통해 추가 지원을 받아 실시간 방송 장비를 보강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지난해 선발된 11명의 청소년은 3월부터 12월까지 운영방향 논의를 위한 사전모임부터 신규단원 모집,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 제작·방송, 홍보활동, 평가회까지 전 과정에서 주도적으로 움직였다. 특히 각 구성원이 작가·음향·DJ·편집기술·자원개발·기계기술·홍보팀에 중복 참여하는 등 관심과 역량에 따른 역할 분담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이번 프로그램이 탄생한 계기는 2020년부터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안팎에서 청소년들의 다양한 여가활동이 본격 제한됨에 따라, 지역 내 청소년들이 심각한 소외감과 고립감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실제 당시 대전시 소재 전체 중학교 중 교육복지 대상 학생(174명)이 가장 많은 가양중 교육 복지사는 복지관에 이런 문제 해소를 위한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복지관은 고민 끝에 청소년 마을 라디오 활동을 기획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활동이 급증한 상황을 고려해 라디오라는 매체를 활용해 청소년들과 지역 사회의 관심을 이끌고자 했다고 복지관 측은 설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청소년들에게는 성장 경험과 함께 즐거운 여가활동을 제공해주고, 마을 사람들에게는 응원과 위로를 공유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등 ‘일석이조’ 효과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지난해 활동에 참여했던 김형주(15) 군은 “상상 이상으로 너무 재미있었고 활동 과정에서 제 장점을 많이 발견하게 돼 자신감도 생겼다”며 “새로운 경험을 많이 제공해준 청소년 마을 라디오는 제 인생의 혁명이었다”고 말했다. 강지혜(14) 양도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제가 모든 일에 열심히 임하고 성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특히 신입 단원들을 도우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돼 더 뜻깊었다”고 뿌듯해했다.

복지관 측이 활동에 참여했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한 결과 스트레스 해소·행복감 향상 등 심리적 만족, 자아 성장·성취감 등 교육적 만족, 교류·사회성 향상 등 사회적 만족, 지식습득·능력발휘 등 탐구적 만족 등에서 고루 긍정적 성과가 확인됐다. 유튜브를 통해 방송을 접한 지역 주민들은 “DJ가 제 마음을 잘 알아줘서 울컥했다. 감사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 소통할 기회가 적은데, 다양한 사연을 전해줘 너무 좋았다” 등 반응을 나타냈다.

올해 3월부터 진행되는 제3기 활동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라디오 방송 제작팀별 전문 역량 강화 교육 △전문 멘토 연계 △비대면 참가자 친밀감 증대 매개활동 등이 중점으로 수행된다. 이번 사업을 지원하는 백수정 대전종합사회복지관 과장은 “청소년들이 배움과 새로운 경험을 통해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고, 마을 이웃들도 다양한 사연을 공유하면서 함께 웃음과 눈물을 지으며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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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는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시대의 빛과 거울이 될 훌륭한 인재 양성을 위해 오늘도 교육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며 사랑을 베푸는 선생님들의 값진 사연을 전해 주세요. 제보 및 문의 : teacher@munhwa.com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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