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 붉은..금등지사 찾은 곳, 일월오봉도 복원 완료

2022. 1. 1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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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암호같은 여러 기호들을 종합 분석한 끝에 금등지사를 찾아낸 곳은 왕좌의 뒷배경인 일월오봉도가 그려진 자리였다.

그림을 보면 다들 알지만, 이름만 들으면 잘 모르는 국민도 있었는데, 드라마가 일월오봉도의 존재감을 새삼 드러내주었다.

창덕궁의 일월오봉도는 오래돼 최근까지 원본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우리 과학기술을 동원해 복원하는 작업을 벌였는데, 6년만에 완료됐다는 소식이 19일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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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硏, 창덕궁 인정전 것 6년 작업
첨단 문화재복원기술로 제모습 되찾은 창덕궁 일월오봉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암호같은 여러 기호들을 종합 분석한 끝에 금등지사를 찾아낸 곳은 왕좌의 뒷배경인 일월오봉도가 그려진 자리였다.

그림을 보면 다들 알지만, 이름만 들으면 잘 모르는 국민도 있었는데, 드라마가 일월오봉도의 존재감을 새삼 드러내주었다. 이 드라마는 세계적으로도 화제가 되어 서양인들의 눈물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중 금등지사를 꺼내기 위해 일월오봉도를 더듬어 보는 장면.

창덕궁의 일월오봉도는 오래돼 최근까지 원본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우리 과학기술을 동원해 복원하는 작업을 벌였는데, 6년만에 완료됐다는 소식이 19일 전해졌다. 극중 금등지사를 찾기 위해 일월오봉도를 찢는 장면이 나오는데, 당연히, 그 때문에 이 작업을 벌인 것은 아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센터장 정소영)는 창덕궁 인정전 일월오봉도의 보존처리를 완료하고, 보존처리 과정과 관련 연구 결과를 담은 내용을 ‘창덕궁 인정전 일월오봉도 보존처리’라는 이름의 보고서로 집대성해뒀다.

일월오봉도는 해와 달, 그 아래 다섯 봉우리와 소나무 그리고 파도치는 물결이 좌우 대칭을 이루며 영원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조선 왕실에서 왕의 존재와 권위를 나타내고자 왕의 공간에 설치하는 회화다.

창덕궁 인정전의 일월오봉도는 창덕궁의 정전인 인정전 당가(唐家:어좌와 좌탑을 둘러싼 닫집. 어좌를 장엄하는 조형물)의 어좌 뒤에 설치된 4폭 병풍으로, 인정전이 일반 관람객들에게 개방되어 바깥 공기가 들어오는 환경에 노출되면서 일월오봉도의 화면이 터지거나 안료(顔料)가 들뜨고, 구조를 지탱하는 병풍틀이 틀어지는 등의 손상을 입으면서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로 2015년 말에 옮겨와 2016년부터 전면 해체 보존처리를 시작해 지난 2021년 말 작업을 마쳤다.

복원작업 중 화면 건식 세척

해체 과정에서 화면-배접지(서화를 지지하기 위해 뒷면에 덧붙이는 종이)-1960년대 신문지-시권(과거시험 답안지)-병풍틀의 순서로 겹쳐진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1960년대 일월오봉도를 처리할 때는 조선 시대 일월오봉도의 제작 시 사용하였던 기존의 병풍틀을 재사용하여 지금까지 이어져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전면 해체 후 각 재질을 분석해 병풍틀의 수종과 사용된 안료, 배접지, 바탕 화면의 재질 등을 각각 확인했으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보존처리에 적용하였다. 이번 보존처리에서는 기존 병풍틀이 충해(蟲害)와 틀어짐 등의 구조적인 손상으로 인해 재사용이 불가능해지면서 수종 분석 결과를 토대로 새로 제작했다.

이외에, 인정전영건도감의궤와 인정전중수도감의궤, 1900년대 초 경복궁 근정전 일월오봉도와 덕수궁 중화전 일월오봉도의 유리건판 사진, 창덕궁 신선원전 일월오봉도 등 문헌과 사진, 유사유물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정전 일월오봉도의 장황(글씨나 그림을 족자‧병풍‧책 등의 형태로 꾸미는 일)을 녹색운문단(녹색 구름 무늬 비단)에 꽃문양 금박을 붙이는 등 의궤 속 모습을 재현하였다.

또한, 고문서 전문가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병풍틀의 첫 번째 배접지로 사용된 여러 장의 시권 중 총 27장이 과거 시험 답안과 관련 있는 시권이라는 것을 밝혀내고, 이중 25장의 시권이 동일한 시험에서의 답안으로 1840년에 시행된 식년감시초시(3년마다 정기적으로 치러진 과거시험이 식년시이며, 감시초시는 생원시와 진사시를 합하여 부르는 말)의 낙폭지(낙방자 답안지)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조선왕실에서 제작한 일월오봉도는 낙폭지를 재활용하여 제작한다는 사실과 제작 연대가 1840년대 이후로 특정할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창덕궁 인정전 일월오봉도 보존처리 보고서 국립문화재연구소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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