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140m 이상 '지구위협 소행성' 2000개..3년내 발견땐 충돌방지 가능

기자 2022. 1. 1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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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충돌은 영화 속 일만이 아닌 실제 45억 년 지구 역사 속 '사건'이다.

소행성이나 혜성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들은 보통 지구 대기에 진입할 때 불타 없어지지만(바로 이것이 별똥별이다), 크기나 물성 때문에 다 타 버리지 않고 지상으로 추락하는 것을 운석이라고 한다.

영화 '아마겟돈'처럼 다가오는 소행성을 핵폭탄으로 파괴할 수도 있겠지만, 핵의 위험성과 더불어 파괴 후 파편의 크기와 경로는 예측하기 매우 어려워 더 큰 피해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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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경의 ‘우주여행 2022’

생물멸종 1㎞ 넘는 소행성

95%이상 발견뒤 경로 예측

작년 소행성에 우주선 보내

올 9월 도착, 경로 변경 시험

에베레스트산만 한 혜성이 6개월 뒤 지구와 충돌한다면? 넷플릭스 영화인 ‘돈 룩 업(Don’t Look Up)’의 가정은 낯설지 않다. ‘아마겟돈’ ‘딥 임팩트’ 등 재난영화에서 소행성과 혜성 충돌은 단골 소재다. ‘돈 룩 업’이 이야기하는 방식은 좀 색다르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온 세계가 대동단결해 돌진하는 소행성을 파괴할 계획 따윈 없다. 정치 사회 이슈에 밀려 과학은 뒷전이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혜성의 존재는 한낱 정권 유지를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웃픈’ 내용이지만 몇 가지 과학적 사실과 낯익은 용어들 그리고 과학자가 대중과 소통할 때의 어려움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소행성 충돌은 영화 속 일만이 아닌 실제 45억 년 지구 역사 속 ‘사건’이다. 소행성이나 혜성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들은 보통 지구 대기에 진입할 때 불타 없어지지만(바로 이것이 별똥별이다), 크기나 물성 때문에 다 타 버리지 않고 지상으로 추락하는 것을 운석이라고 한다. 운석은 크기가 수 미터만 되어도 무게와 낙하속도가 큰 탓에 충격이 어마어마하다.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폭발한 운석은 약 20m 크기로 추정되는데, 공중에서 폭발해 충격은 덜했지만 건물과 집 수백 채가 파손되고 천 명이 넘는 사람이 다쳤다. 1908년 시베리아 퉁구스카 대폭발을 일으킨 운석의 크기는 최소 50m 이상으로 알려졌는데, 서울시 면적의 세 배가 넘는 삼림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백악기 공룡 멸종도 바로 운석 충돌 때문이라는 것이 거의 정설이다. 이 운석의 크기는 지름 10㎞가 넘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낙하지점인 칙술루브 운석구덩이 지름이 자그마치 150㎞에 달한다고 하니 충격이 얼마나 컸을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운석구덩이를 발견했다. 경남 합천 적중-초계 분지가 바로 5만 년 전 운석 충돌로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분지의 크기는 5㎞에 달하며, 운석의 크기는 최소 200m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공식으로 인정받은 운석구덩이는 전 세계 200여 곳이 넘는다.

지구가 속해 있는 태양계는 화성, 목성과 같은 행성 외에도 소행성과 혜성들이 각각 다른 주기와 속도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며 지구 근처를 지나고 있다. 이 중 지구까지 거리가 750만㎞보다 가깝고 크기가 140m보다 큰 소행성을 ‘지구 위협 소행성’이라고 부르며 지금까지 2000개 넘게 발견했다. 다행히 생물의 멸종을 가져올 수 있는, 크기 1㎞ 이상인 소행성들은 현재 우리가 가진 기술로 95% 이상 찾아내고 경로를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크기가 그 이하일 경우, 찾아낼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는 데다 크기가 수 미터에서 수십 미터에 불과해도 도시 또는 국가 규모로 피해를 불러올 수 있어 국제 공동대응 체계가 필요하다. 영화 ‘돈 룩 업’에 나오는 지구방위 합동본부(Planetary Defense Coordination Office)는 ‘진짜’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협력해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에 대한 감시, 추적, 대응방안을 준비 중이다.

그렇다면 영화에서처럼 지구 충돌까지 주어진 시간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을 때 과연 우리는 다가오는 운명을 피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6개월은 쉽지 않아도 최소 3년 전에 발견한다면 희망은 있다. 2021년 11월 다트(DART, 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라는 우주선이 소행성 ‘디디모스(Didymos)’를 향해 출발했다. 디디모스 주위를 돌고 있는 지름 160m짜리 소행성 ‘디모르포스(Dimorphos)’에 충돌해 경로를 바꾸는 시험을 할 계획이다. 한국천문연구원도 충돌 에너지와 궤도 분석에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만약 성공한다면 우리 인간이 소행성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영화 ‘아마겟돈’처럼 다가오는 소행성을 핵폭탄으로 파괴할 수도 있겠지만, 핵의 위험성과 더불어 파괴 후 파편의 크기와 경로는 예측하기 매우 어려워 더 큰 피해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DART가 디디모스에 도착하는 2022년 9월이 기다려진다.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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