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올해말 1.25%도 넘어서나..채권자금, 4주만에 이탈[최정희의 이게머니]

최정희 2022. 1. 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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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연말 금리 상단 1.25%냐, 1.50%냐
글로벌 채권펀드서 4주 만에 자금 유출
美 2년물 금리, 2년여만에 1% 돌파..10년물 1.8% 넘어
외국인, 연초 이후 韓 채권 선물 시장에서 2.7조 순매도
(출처: 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해말 미국 정책금리 상단이 1.25~1.50%에 이를 정도로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정책금리에 영향을 받는 미 2년물 금리가 1%를 돌파하며 정책금리가 1.50~1.75%였던 2020년 2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에 글로벌 채권시장에선 4주 만에 자금이 이탈했다. 일본까지 올해 물가상승률을 1%대로 상향 조정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에 전 세계 긴축 속도가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추가경정예산에 따른 국채 발행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국채 선물시장에서 2조7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출처: 국제금융센터)
◇ 글로벌 채권펀드서 30억달러 가량 순유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 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18일(현지시간) 오전 2시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올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91.6%로 보고 있다. 한 달 전 만해도 이 가능성은 46.8%에 불과했다. 3월, 6월, 9월, 12월 네 차례 인상해 올 연말 정책금리가 1.00~1.25%가 될 가능성이 32.9%로 가장 높지만 1.25~1.50%가 될 가능성도 26.0%로 높아졌다.

이에 미국 2년물 금리가 1%를 넘어서며 2020년 2월 27일(1.15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1.8%를 넘어 2020년 1월 20일(1.823%) 이후 가장 높았다. 당시엔 미국 정책금리가 1.50~1.75% 수준이었다. 미국의 작년 12월 물가상승률이 7%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돈 죄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1월 인상 전망, 3월 0.50%포인트 인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8일엔 디플레이션을 고민하던 일본마저 올해 물가상승률을 0.9%에서 1.1%로 상향 조정(일본은행)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가중시켰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미국의 긴축 가속 우려, 국채금리 급등(채권값 하락)으로 이어져 채권 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와 시장정보회사 EPFR에 따르면 1월 6일부터 12일까지 글로벌 채권펀드 자금은 4주 만에 유출로 전환됐다. 선진국 채권펀드에선 25억달러가, 신흥국 채권펀드에선 4억4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로이터통신은 레피니티브 리퍼 데이터를 인용,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에선 35억6000만달러가 유출돼 7개월만에 가장 큰 규모의 유출액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채권 현물시장에선 주요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꾸준한 순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지만 선물시장에선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채권시장은 선물의 규모가 월등히 크기 때문에 외국인의 선물 매도는 채권 금리 급등, 채권 가격 하락으로 나타난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채권 현물시장에서 올 들어 18일까지 3조8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한 반면 선물 시장에선 2조6600억원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국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17일 각각 2.148%, 2.568%로 올랐다. 3년물 금리는 2018년 6월 26일(2.148%) 이후 3년 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금센터 “외환수급 많아야 긴축 리스크 잘 견뎌”

미 연준 긴축이 가속화되면 각국별로 채권 등 금융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가르는 기준점은 각국의 통화가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거나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나라에선 긴축 리스크를 잘 견디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에선 흔들림이 커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 8월, 11월에 이어 올 1월까지 이미 세 차례나 금리를 올리면서 기준금리가 연 1.25%로 상승, 인플레이션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최근 ‘인플레이션 리스크 시기 주요 안전통화의 명암’이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과 질서 있는 선제적 통화정책 정상화를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연준의 금리 인상, 양적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함께 국내 외환시장도 불안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 1201.50원까지 올라 2020년 7월 24일(1201.50원) 이후 1년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연준 긴축 속도 강화와 12월 무역수지 적자 영향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편 국금센터는 이스라엘, 대만, 중국 등은 미 긴축에 따른 달러 강세를 상쇄할 만큼 수출이 호조를 보이거나 대규모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반면 호주, 태국, 필리핀, 콜롬비아는 외환수급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만은 경상수지, 대외 직접·증권순투자를 고려할 경우 작년 3분기 200억달러 순유입을 보여 2020년 2분기 순유출에서 유입세로 전환됐다. 반면 호주는 작년 3분기엔 400억달러 가까운 순유입 자금이 100억달러 중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작년 11월까지 누적으로 374억달러 순유입을 보여 전년 같은 기간(157억달러)보다 두 배 이상 자금 유입이 증가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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