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 음바페가 메시 호날두보다 낫다"..FIFA FIFPro 월드11 논란, 오히려 묘미 자아내[최규섭의 청축탁축(淸蹴濁蹴)]
상(賞)은 뛰어난 업적이나 잘한 행위를 칭찬하기 위하여 수여한다. 주는 사람은 흐뭇하고, 받는 사람은 기쁘다. 그만큼 상은 긍정적 면이 많다. 정치·경제·사회·체육 등 인간의 삶 각 분야에 온갖 상이 존재함은 당연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전 세계 축구계에도 수많은 시상 제도가 있다. FIFA(국제축구연맹)를 비롯해 대륙 연맹과 각국 협회 또는 각종 언론 매체 등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은 하늘의 별들을 연상케 할 만큼 수두룩하다. 한 해가 끝날 때쯤이나 한 시즌이 마무리되면 축구계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벤트가 곧 각종 시상식이다.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은 발롱도르(Ballon d’or)와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다. 1956년 제정된 발롱도르는 전통을 자랑한다. 2010~2015년 FIFA 올해의 선수와 통합해 FIFA 발롱도르로 개칭됐다가 2016년 다시 발롱도르로 복원했다. 이 기간엔 FIFA가 주체가 됐으나, 원이름인 발롱도르로 돌아가며 축구 전문지인 ‘프랑스 풋볼’이 시상하고 있다. 더 베스트 풋볼 어워즈는 FIFA가 시상한다. 2016년 FIFA 발롱도르를 대체해 새로 제정됐다.
2021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시상식이 지난 18일(한국시간) 새벽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열렸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가 남자 베스트 선수로 선정되며 2년 연속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200여 나라 국가대표팀 감독과 주장, 미디어, 팬 등의 투표를 합산해 선정하는 방식에서, 레반도프스키는 48%를 획득해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44%)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39%)를 제쳤다.
이와 함께 FIFA FIFPro 남자 월드 11의 면모도 밝혀졌다. 3-3-4 전형으로 선정한 월드 11에서, 잔루이지 돈나룸마(파리 생제르맹)가 베스트 골키퍼로 뽑힌 에두아르 멘디(첼시)를 제치고 으뜸 수문장 자리를 꿰찼다. DF 세 자리는 데이비드 알라바(레알 마드리드), 레오나르도 보누치(유벤투스),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가 각각 차지했다. 역시 세 자리가 주어진 MF는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를 비롯해 첼시의 중원을 책임지는 조르지뉴와 은골로 캉테로 이뤄졌다. 네 자리로 구성된 FW엔, 레반도프스키와 메시를 필두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에를링 홀란(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이 각각 얼굴을 내밀었다(표 참조).
“제대로 뽑혔다” vs “그렇지 않다”… FIFA FIFPro 남자 월드 11 선정, 논란 일어 더욱 매력적
요즘 유럽 축구는 ‘레반도프스키 천하’다. 최근 수년간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분데스리가 2시즌 연속 득점왕(2019-2020~2020-2021·통산 6회)을 바탕으로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 선정 2년 연속(2020, 2021) 세계 득점왕에 오르는 등 꺾이지 않는 기세를 떨친다. 2021-2022시즌에도 한결같은 상승세다. 현재 19경기에서 23골 1어시스트(이하 각국 리그 경기 기록)를 수확하는 눈부신 몸놀림이다. 23골이 유럽 리그 이번 시즌 최다골임은 물론이다. 후스코어드닷컴 평균 평점(8.20)에서도 단연 1위다.
그래서 레반도프스키가 ‘신계의 사나이’로 불리는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물리치고 FIFA 베스트 선수와 FIFA FIFPro 남자 월드 11에 선정된 데엔, 모두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며 고개를 주억거린다.
그러나 월드 11에 뽑힌 일부 선수를 두고는 수군거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이번 시즌에 나타난 객관적 성적을 봤을 때, 과연 세계를 대표할 만한 베스트 11이 뽑혔는지엔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부정의 여론이 제기하는 대표적 선수는 묘하게도 지난 10여 년 동안 세계 축구계를 주름잡던 메시와 호날두다. 메시와 호날두가 과연 이번 시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프랑스 리그 1을 각각 뜨겁게 달구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에 앞서는 활약을 펼쳤느냐는 목소리다.
살라(16골 9어시스트)는 득점과 공격 포인트(25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음바페(10골 8어시스트)는 공격 포인트(18개) 선두다. 한 선수의 몸값을 가늠해 보는 시장 가치(Market Value)에서도 둘은 세계 최상위권이다. 음바페(1억 6,000만 유로·2,173억 원·이하 트랜스퍼마크트 기준)는 으뜸이며, 살라(1억 유로·1,358억 원)는 4위다. 이번 시즌 기록과 몸값에서 메시와 호날두를 압도하는 살라와 음바페다. 평균 평점과 시장 가치에서, 메시는 49-27위를, 호날두는 156-236위에 각각 자리하며 훨씬 뒤처져 있다.
특히, DF의 한 자리를 꿰찬 레오나르도 보누치(유벤투스)에 쏠린 부정적 시각은 대단하다. 리그 기록(15경기 출장 3득점 1어시스트)은 그런대로 괜찮으나, 평균 평점(6.76)은 519위에 불과하다. 시장 가치(800만 유로·109억 원) 역시 500위권 밖으로 처졌을 만큼 이번 시즌 두드러진 몸놀림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시상 제도가 수치로 나타나는 기록에 100% 의존하지 않는다면 완벽하게 객관화한 상은 존재하기 힘들다. 투표로 선정하는 상은 어느 정도 주관이 결과에 반영되기 마련이다. 주관이 깃드는 데 따라 수상자를 예측키 힘들다는 측면에선, 역설적으로 매력적 요소로 작용한다. 아무래도 수상자의 향방이 궁금증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모든 세상사엔 명암이 교차할 수밖에 없는 게 아닐까?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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