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외무장관 21일 회담 재개..'일촉즉발' 우크라 사태 중대 분수령

김현 특파원,김정률 기자 2022. 1. 1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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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라브로프 장관 18일 전화통화 후 21일 회담 합의 발표
외교적 해결 무게 관측 속 돌파구 마련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해 12월2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김현 특파원,김정률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오는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논의를 재개한다.

지난주 빈손으로 끝난 러시아와 서방 세계간 연쇄회담 이후 이번 장관 회담이 성사된 만큼 회담 결과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 국무부 고위관리는 18일 전화브리핑에서 블링컨 장관이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우크라이나와 독일을 방문한 뒤 21일 제네바로 건너가 라브로프 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이날 이뤄진 블링컨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간 통화에서 합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양국 장관 회담에선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러시아의 긴장완화 조치와 러시아가 주장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진 금지 등 안보보장안에 대한 후속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 서방세계와 러시아는 지난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연쇄 회담을 개최한 바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 10일 차관 회담을 가진 데 이어 12일 나토와 러시아, 13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러시아간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논의했지만, 연쇄회담은 양측간 이견만 재확인한 채 별다른 돌파구 없이 종료됐다.

국무부 고위관리도 블링컨 장관은 회담에서 미국이 지난주 외교적 관여를 이행했던 것처럼 러시아가 긴장완화를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러간 장관 회담 개최는 양측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외교적 해결'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무부 고위관리는 "미국은 여전히 외교에 전념하고 있으며, 그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최선이자 가장 책임 있는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도 이날 라브로프 장관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내부와 인근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러시아 군사력 증강을 둘러싼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외교적 경로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의 입장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보단 외교적 해결에 무게를 둬 왔다는 취지의 설명을 하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그 길을 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약 10만 명의 병력을 배치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양국 장관이 회담에 합의한 것만 놓고 보면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 보일 수 있지만, 이번 장관 회담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러시아가 요구하고 있는 나토 동진 금지 등에 대해선 미국과 나토 회원국들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가 이를 지속적으로 요구한다면 협상은 결렬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독일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서방세계가 자신들의 제안에 적절한 답을 내놓기 전까지 더 이상의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협상을 계속하기 위해 약속한 대로 이 제안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 회담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가 서방에 제안한 안전보장 요구와 관련해 금주 안으로 서면 답변을 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미국은 러시아가 진정으로 외교적 해결을 원하고 있는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국무부 관리는 "러시아 정부가 진정 외교에 관심이 있는지 말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러시아가 선의로 진지하게 협상을 준비하고 있는지, 아니면 이들 외교가 러시아의 이익을 다루지 않았다고 주장하기 위한 핑계로 이용할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특히 러시아가 지난해 말부터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10만명 가량의 병력을 배치한 데 이어 지난 주말 벨라루스와의 합동 훈련을 이유로 병력을 이동시킨 데 대해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무부 고위관리는 "이것은 훈련도 아니고, 정상적인 병력 이동도 아니다. 그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위기를 유발하거나 거짓 핑계를 만들기 위해 고안된 힘의 과시"라며 "이것은 극히 위험하다. 러시아가 언제든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러시아의 침공이 1월 중순~2월 중순 사이에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도 러시아가 언제든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면서 러시아 정부가 12월말과 1월초에 우크라이나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직원과 가족들을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수출통제와 국제결제망 퇴출 등 가혹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러시아가 가혹한 경제적 결과를 겪을지 아닐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인들의 선택"이라며 "외교적 길을 택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러시아에) 가혹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키 대변인은 일부 외신에서 러시아에 대한 국제결제망 퇴출 카드가 제재 선택지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한 데 대해 "테이블에서 제외된 옵션은 없다"고 부인했고,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인 '노르트스트림-2'도 제재 카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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