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역대급 물가상승, 긴장하는 유통가

김은령 기자 2022. 1.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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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빼고 다 올랐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주부들의 한숨 섞인 목소리가 들려 온다.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지난해 수입물가는 15% 안팎으로 뛰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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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빼고 다 올랐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주부들의 한숨 섞인 목소리가 들려 온다. 확실히 지난해보다 카트를 채우는 양이 줄었는데도 결제 금액은 훌쩍 늘었다. 연초부터 식음료, 생활용품뿐 아니라 식당, 카페까지 가격 인상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7%로 석 달 연속 3%대를 기록했고 지난해 연간으로도 2.5%로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올 상반기 물가상승률이 3%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지난해 수입물가는 15% 안팎으로 뛰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비용 상승을 감내하고 있는 국내 제조업체들의 추가 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수입물가 인상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반영된다. 역대급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여줬던 유통가에는 달갑지만은 않은 얘기다. 외부 활동 감소와 집밥 수요, 온라인 쇼핑 활성화로 지난해 3분기까지 소매판매액이 7.6% 늘어나며 예상을 상회하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역기저 효과와 위드코로나 전망으로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 인플레이션까지 덮치게 되는 셈이다.

제품 가격 인상은 매출, 거래액 증가로 이어질 수는 있지만 지나친 인플레이션 우려는 소비 심리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LG경영연구원은 "인플레이션으로 실질임금은 정체돼 가계 구매력을 제약하고 금융긴축 기조 전환으로 금리 인상기 자산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자산효과에 따른 소비증가세도 약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오미크론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화됐지만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올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완화될 것이란 예상이 강한 만큼 외출, 여행수요 회복으로 소매판매와 관련한 매출 성장세는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크다. 실제 지난 11월 위드코로나 분위기가 번지면서 대형마트, SSM(기업형 슈퍼마켓) 등의 매출은 감소했다.

반면 소비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고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돈 쓸 곳은 늘어났다. 온-오프라인을 망라하고 모든 유통업체는 온라인 채널 확장, 물류 인프라 확대, 메타버스 등 신사업 투자에 올인하고 있다. 경쟁강도가 높아지면서 할인, 행사 등 가격 중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수년간 누적된 적자에 시달리는 온라인 쇼핑업체의 수익성 개선은 더욱 요원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높은 성장 폭에 기대어 소비자 혜택을 늘리는 등의 경쟁을 지속하고 있지만 점점 악화되는 수익성을 개선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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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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