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 할때보다 격투기 선수로 사는 지금이 더 좋아요"[인터뷰]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2. 1. 19.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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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 출신 격투기 선수 배동현 인터뷰

[스포츠한국 잠실=이재호 기자] 또 승리했다. 로드FC의 종합격투기 선수 배동현(37·팀피니쉬)은 화끈한 타격전 끝에 TKO승리를 따내며 축구선수에서 종합격투기 전향 후 승승장구를 이어가게 됐다.

경기 후 배동현을 만나 승리 소감과 인생사에 대해 짤막하게 얘기를 나눠봤다.

ⓒ로드FC

배동현은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타워의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열린 ARC 007 대회에서 총 8경기 중 코메인 이벤트(7번째 경기)의 무제한급에 나서 정호연을 2라운드 2분 29초 파운딩에 의한 TKO 승리를 거뒀다.

배동현은 경기 내내 우세한 경기력을 보이다 끝내 압도적인 힘과 펀치로 승리를 끌어냈다.

국내 더블G 등에서도 활약한 배동현은 로드FC 무대에서 4전 3승1패로 좋은 성적을 이어가게 됐다.

이날 경기 후 만난 배동현은 “상대 정호연이 데뷔 무대였다. 아무래도 제가 조금 더 경험이 있다보니 그 경험으로 밀어붙였다. 준비한 대로 잘 됐고, 작전대로 경기를 하다보니 승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동현이 관심을 받는 것은 바로 ‘축구 선수’ 출신이라는 점이다. 당시 2부리그였던 내셔널리그 예산FC, 목포시청, 수원시청 등에서 활약한 ‘찐 엘리트 선수 출신’이다. 지금은 내셔널리그가 K3, K4의 세미 프로로 분류되지만 배동현이 뛰었던 2000년대와 2010년 초반까지만 해도 K리그 다음가는 2부리그로 인정받았다.

그곳에서 배동현은 주전급으로 활약하며 한시즌 20경기 이상을 뛰기도 했다.

“전 한남대를 다닐 때까지 중앙 공격수를 봤다. 하지만 내셔널리그로 가면서 중앙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꿔 활약했다. 몸싸움을 잘했고 양발을 다 쓰면서 헤딩에 자신있던 선수”였다며 축구 선수 시절을 회상한 배동현은 “제 동기 중에 지금까지 현역으로 뛰는 선수는 국가대표인 이용(전북 현대), 이용래(대구FC)가 있다”며 웃었다.

선수시절 기억에 남는 경기로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준비하는 월드컵 대표팀과 연습경기를 한적이 있다. 한국 최고 선수들과 경기를 한다는 것만으로 설레던 기분이 떠오른다. 그때 헤딩골까지 넣었다”며 “상무에 입대해 현역생활을 이어가길 원했지만 합격하지 못해 자연스럽게 현역에서 은퇴할 수밖에 없었다. 2년간의 공백은 너무 컸기 때문”이라며 2011년을 끝으로 축구 선수 생활을 그만둘 수밖에 없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로드FC

“솔직히 엘리트 축구 선수였음에도 내셔널리그는 대우가 좋지 못했다. 꽤 선수생활을 했지만 연봉 3000만원대를 넘긴 적이 없었다. 물론 수당은 있었지만 넉넉하지 않았다. 게다가 제가 축구를 하던 시절에는 폭력이 만연하던 시절이었다. 학창시절부터 그렇게 축구를 하다보니 환멸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격투기는 다르다. 축구와 달리 ‘합법적으로’ 맞는 곳이다. 하하. 그리고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죽을 듯이 싸우다가도 경기 끝나면 서로 포옹할 정도로 더 인간적이다.”

축구선수를 그만두고 육군 정보사령부에서 군복무를 한 이후 제지회사 현장직으로 일을 한 배동현은 이후 결혼과 함께 평소 관심있던 격투기를 배웠고 곧바로 재능을 드러냈다.

“축구선수때는 84kg을 유지했는데 지금은 112kg까지 나간다. 축구 선수를 그만두고 살이 좀 찌기도 했다. 하지만 운동하면서 다시 근육도 만들고 격투기 선수로 나아가며 인생이 바뀌고 있다. 지금은 ‘더 빨리 격투기 선수를 했더라면 좋았을걸’하는 생각을 할 정도다. 진짜 5년만 젊었어도 더 큰 꿈을 가져봤을텐데 말이다.”

엘리트 선수였기에 여전히 축구와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고. 세종시의 욱일FC에서 공격수로 활약 중이라고. 욱일FC는 K5리그 참가팀으로 배동현은 그곳에서 가끔 뛰며 축구 선수 때를 회상하기도 한다고.

“그때가 그립긴 하지만 지금은 격투기가 가장 좋다. 이미 나이가 많기에 챔피언에 대한 욕심보다는 그저 이곳에서 한 두경기 더하는게 목표일 뿐이다. 격투기를 하면서 인생을 배우고 있다. 남들 공부할 때 축구를 했지만 격투기를 하며 축구할 때보다 더 인생을 배우고 삶의 질도 달라졌다. 체육관까지 운영하며 축구선수로 활동할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삶이 펼쳐지고 있다. 격투기 한번 해보시라. 정말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

ⓒ로드FC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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