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씨가 되었다'..페퍼 '희생양'이 된 김호철의 IBK [유진형의 현장 1mm]

입력 2022. 1. 19.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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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유진형 기자] 말이 씨가 되고 말았다.

지난 15일 8연패에서 벗어나며 여자부 데뷔 첫 승을 거둔 김호철 감독이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를 앞두고 "페퍼저축은행도 빨리 연패를 끊어서 활력을 얻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평소 형님으로 모시던 김형실 감독을 응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페퍼저축은행의 17연패 탈출 희생양이 IBK기업은행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경기 전 김호철 감독은 김형실 감독보다 여유가 있어 보였다. 8연패에서 탈출한 IBK기업은행 선수들도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반면 김형실 감독과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은 다소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때 김호철 감독이 김형실 감독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며 환하게 웃었다. 두 사람은 한양대 동문으로 김형실 감독은 김호철 감독의 4년 선배다. 김호철 감독은 IBK기업은행 감독 부임 후 여자배구에 대해 김형실 감독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을 정도로 믿고 의지하는 관계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높이에서 IBK기업은행은 완전히 압도했고 김세인의 신들린 디그와 23득점을 올린 엘리자벳의 활약으로 세트 스코어 3-0(25-18, 25-22, 25-21)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는 페퍼저축은행 창단 첫 홈경기 승리라는 역사적인 경기가 되었다.

예상하지 못한 일격을 당한 김호철 감독은 세트를 교체할 때도 팔짱을 낀 채 심각한 표정이었고, 경기를 패한 뒤에도 허탈함이 얼굴에 가득했다.

김호철 감독은 "선수들의 몸이 너무 무거웠다. 내가 잘못한 것 같다. 쉬는 것보다 승리 여세를 몰아 활력을 넣었어야 했다. 내가 조절을 잘못한 것 같다"라며 자책했다.

IBK기업은행은 8연패에서 탈출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페퍼저축은행에게 예상하지 못한 일격을 당하며 1패 이상의 충격을 받게 되었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 전 여유있던 미소가 완전히 사라졌다.

반면 막내팀 페퍼저축은행은 역사적인 첫 승도, 홈 경기 첫 승도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이뤄냈다. IBK기업은행에게 고추가루 제대로 뿌린 페퍼저축은행이다.

[경기 전 후 완전히 바뀐 분위기의 김형실 감독과 김호철 감독. 사진 = 광주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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