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 때 유독 더 늙은 친구..'이것' 많이 먹었군요

이병문 2022. 1. 19.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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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Journal] 노화·비만의 주범 '당화산물'
단백질·지방과 결합한 당질
당화물질 생성해 노화 촉진
동맥경화·골다공증·치매·주름..
각종 노화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
물 많이 마시고 밥·빵·면류 자제
단것 못 끊으면 '당질 중독' 의심
하루 3끼 대신 조금씩 5끼 식사
채소·단백질·탄수화물 순서로
노화 늦추는 데 좋은 음식은
마늘·시금치·버섯·브로콜리
토마토·참깨·당근·블루베리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목표로 '다이어트'를 세운 사람이 많다. 비만은 심혈관질환, 고혈압, 고지혈증, 수면무호흡증, 퇴행성관절염, 불안, 우울증과 같은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된다.

비만 원인은 '당질(糖質)'이다. 쉽게 말해 당질은 '탄수화물(carbohydrate)'로, 정확하게 말하자면 '당질+식이섬유=탄수화물'이다. 당질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신경 써서 줄여야 하는 것은 포도당이나 설탕 같은 단맛의 단순 당질이다. 당질은 우리가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의 원천이지만 과유불급이다.

일본 당뇨병 전문가인 마키타 젠지 박사('노화가 잘못됐습니다' 저자)는 "살이 찌는 것은 칼로리를 많이 섭취해서가 아니라 당질을 많이 먹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입으로 섭취한 당질은 몸속에서 에너지원이 되기 위해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포도당으로 바뀐다. 혈중 포도당이라는 혈당치가 올라가면 조절을 위해 췌장에서 다량의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그리고 간장(肝腸)이나 근육 등으로 포도당이 흡수된다. 이들 세포는 저장에 한계가 있어서 더 이상 저장할 수 없게 되면 나머지는 중성지방이라는 형태로 지방세포에 쌓이게 되는데, 이게 바로 살이 찌는 메커니즘이다. 따라서 체중을 감량하려면 당질을 제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젠지 박사는 오랜 임상 결과 당질이 단백질이나 지방과 결합해 당화물질(糖化物質)을 생성하여 노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당화물질은 몸이 산화(酸化)되어 녹이 생긴다는 것이다. 마키타 박사는 노화 주범이 '최종당화산물(AGE·Advanced Glycation End-productions)'이라고 정의했다. AGE는 프랑스 과학자 루이 카미유 마야르가 발견했다. 마야르는 단백질(아미노산)과 당질을 함께 가열하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발견했는데, 마야르의 영어발음인 '메일라드'를 따서 이 반응을 '메일라드 반응'이라고 부르게 됐다.

예를 들어 팬케이크는 밀가루(탄수화물)와 설탕(당질), 달걀(단백질)을 섞어서 만들어 이 반죽을 프라이팬에 넣고 가열하면 갈색이 되는데, 이것이 바로 메일라드 반응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AGE가 대량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마키타는 "우리 몸은 수분과 지방을 빼고 나면 대부분 단백질로 되어 있는데, AGE는 바로 이 단백질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당화로 인해 발생하는 AGE는 몸의 노화를 가속시킬 뿐만 아니라, 심장병이나 뇌졸중과 같은 무서운 질병을 초래하는 동맥경화, 암, 골다공증, 치매, 피부 기미나 주름 등 각종 노화현상이 AGE와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산화는 어떤 물질에 산소가 결합하는 반응으로, 이 반응이 몸 안에서 일어나는 게 바로 '활성산소'이다. 몸속에 '녹'이 생겼다는 뜻이다. 인간의 몸에는 이 활성산소로부터 몸을 지켜내기 위한 항산화반응 방어물질이 갖춰져 있는데, 활성산소 생산이 항산화반응 방어물질을 넘어서는 상태를 '산화스트레스'라고 한다. 그동안 산화가 노화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알려져 왔지만, 최근 연구 결과, 당화로 인해 발생하는 AGE가 산화 이상으로 노화에 깊게 관여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물론 저혈당도 매우 위험하다. 혈당치가 70㎎/㎗(정상 100 미만, 100~125는 당뇨 전 단계) 이하로 떨어지면 공복감이나 불안감, 하품, 졸음, 눈 침침함, 두통, 식은땀 등의 증상이 발생해 활동할 수 없게 된다.

단것을 끊을 수 없는 사람은 '당질 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 당분이 들어 있는 음료를 마시면 혈당치가 급등한다. 그러면 도파민이라는 뇌내물질, 일명 '쾌락물질'로 불리는 이 물질이 분비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아침에 캔커피를 마시면 의욕이 마구 넘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무엇보다 비만과 직결되는 당질 섭취를 줄이는 식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하루 세끼 식사 배분은 아침:점심:저녁을 30:50:20으로 하는 게 이상적이다. 낮 시간에는 당질을 섭취해도 활동을 하기 때문에 살이 찔 위험성이 적다. 하지만 저녁 식사 후에는 잠을 자기 때문에 저녁에 당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잊어선 안 된다. 밤에는 당질을 먹지 않도록 하고 주식을 먹지 않더라도 단백질이 풍부한 반찬이나 부식으로 얼마든지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다.

식사할 때 먹는 순서만 바꿔도 혈당을 낮출 수 있다. 식사는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는 채소류, 단백질, 탄수화물의 순서가 가장 좋다. 채소 중에서도 토란, 감자, 고구마 같은 뿌리 식물은 탄수화물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나중에 먹는다. 밥과 같은 당질은 맨 마지막에 먹어야 한다. 식사할 때 혈당을 낮추는 식재료를 곁들이면 좋다. 중국 음식 중 면류나 만두 같은 탄수화물을 먹을 때 식초를 찍어서 먹으면 혈당을 낮출 수 있다. 식초 대신 레몬을 뿌려먹어도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당근도 알파-리포산(α-리포산)이 함유돼 있어서 혈당치를 낮춰주고 날씬한 몸매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탄수화물을 지질과 함께 섭취해도 혈당치가 오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파스타를 먹을 때 올리브오일을 넣어서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점심 식사도 요령 있게 먹는 게 중요하다. 가능하면 단품보다 정식을 먹도록 한다. 어쩔 수 없이 단품을 선택한다면 샐러드와 함께 먹는다. 식사도 채소→육류나 어류 같은 단백질→밥이나 빵 등의 탄수화물 순서로 먹는다. 식후에는 15분 정도 산책을 하면 좋다.

폭식도 혈당을 높이고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키타 박사는 "저녁에 식사량이 많아지는 것은 점심을 많이 먹는 탓에 배가 꺼지지 않아 저녁 식사를 늦게 먹기 때문"이라며 "같은 양이라도 세끼를 먹는 것보다 횟수를 나눠서 먹으면 살도 찌지 않고 건강에도 좋다. 하루 세끼보다 1회 양을 줄여서 5~6끼 나눠 먹는 습관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가능하면 아침, 점심, 저녁 식사 사이에 간식을 먹는 게 좋다는 얘기다. 간식은 부담이 없는 아몬드나 치즈 같은 단백질이 바람직하다.

항산화작용을 막아주고 노화 진행을 늦추려면 먹는 식단도 중요하다. 우리가 즐겨 먹는 마늘, 시금치, 버섯, 브로콜리, 토마토, 참깨 등에는 좋은 성분이 많다.

마늘은 알리신이 많이 함유돼 있는데, 높은 항산화작용을 하고 세포의 노화를 막는다. 피로 해소와 몸속의 나쁜 균, 바이러스 등을 격퇴하고 동맥경화 예방과 혈액을 맑게 하는 효과가 있다. 버섯류는 칼륨이 많고 나트륨이 적어서 고혈압 환자들에게 좋다. 시금치는 비타민A, C, E와 철분이 풍부하다. 비타민A는 점막을 지켜주고 뼈나 피부, 눈의 건강을 유지하게 해준다. 시금치에는 항산화작용을 하는 알파리포산이 들어 있어서 AGE 생성을 억제해주고 세포 노화도 늦춰준다.

우리가 즐겨 먹는 참깨는 항산화물질의 총칭이라고 할 수 있는 리그난이라는 특유의 미량 성분이 들어 있다. 항산화작용을 하는 물질이 많지만 활성산소가 잘 발생하는 간까지 도달하는 성분은 리그난뿐이다. 리그난은 콜레스테롤 증가를 억제하고 간 기능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비타민B1과 E, 식이섬유나 단백질, 철분, 칼슘 등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다. 올리브오일은 빵이나 파스타 등을 먹을 때 넣어서 먹으면 혈당치 상승을 억제하고 다이어트에 좋다. 2013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질 좋은 올리브오일을 듬뿍 곁들인 지중해식 다이어트를 하면 체중이 빠지고 심장 발작 및 뇌졸중 발생률이 30%나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녹차는 살균작용과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여주고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카테킨이 듬뿍 들어 있다. 홍차도 폴리페놀이 많이 들어 있어서 콜라겐의 당화를 막아준다. 커피는 '잘 로스팅한 오리지널 블랙커피'를 몇 잔 마신다면 당뇨병 발생을 억제하고 사망률이 12~1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루베리에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노화를 촉진하는 AGE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고, 시력 회복 효과도 있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이용해 눈이 자주 피곤한 비즈니스맨들이 자주 먹으면 좋다.

와인은 과음하면 안 되지만, 유리잔으로 1~2잔은 괜찮다고 알려져 있다. 레드와인은 항산화력이 뛰어난 폴리페놀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레스베라트롤, 케르세틴, 카테킨 등의 폴리페놀은 동맥경화와 암, 치매 예방 효과가 있고 AGE도 억제한다. 화이트와인은 나쁜 균을 제거해 장내 환경을 관리하는 주석산, 사과산 등의 유기산을 많이 함유해 대장암을 예방한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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