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연봉협상 미타결→18일 돌연 은퇴..4일간 유희관에게 무슨 일이?

입력 2022. 1. 19. 03:24 수정 2022. 1. 19. 09: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두산에서만 뛰었던 유희관이 갑자기 은퇴를 선언했다.

유희관은 18일“오랜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우선 좋을 때나 안 좋을 때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모든 팬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작년 시즌 뒤 많은 고민을 했다.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 할 때라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유희관은 “후배들이 잘 성장해 베어스의 미래를 이끌어줬으면 한다. 비록 마운드는 내려왔지만, 언제나 그라운드 밖에서 베어스를 응원하겠다”며 “야구를 통해 받은 사랑을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구단주님, 김태형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프런트, 동료들, 모든 팬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유희관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지만 끝맺음이 깔끔하지 않아서 뒷맛이 개운치 않다. 왜냐하면 지난 14일 두산은 올 시즌 연봉협상과 관련해서 “유희관을 제외한 모든 선수와 연봉 협상을 마무리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18일 연봉협상 미타결자였던 유희관이 은퇴를 선언했다. 유희관은 말처럼 오랫동안 고민했다면 며칠 전 구단이 발표했던 것처럼 연봉 협상 테이블에 앉을 필요가 없었다. 그냥 은퇴하면 더 마무리가 깔끔했을 텐데 그렇지 않고 나흘간 더 고민을 한 후 은퇴했다.

연봉협상 테이블에 앉았다는 것은 유희관은 선수생활을 이어갈 의지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은퇴를 선언했다면 그 사이에 분명히 그를 은퇴로 내몬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연봉이 아닐까 싶다. 유희관은 지난 해 연봉 3억원, 인센티브 7억원 등 총 10억원에 두산과 계약했었다.

올해는 아마도 구단 입장에서는 3억원 보다 훨씬 적은 돈을, 유희관은 3억원 보다 적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금액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단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유희관은 은퇴를 선택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지 않으면 최근 구단의 발표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유희관의 갑작스런 은퇴 선언을 보면서 8년전 김동주의 은퇴가 되살아 났다. 김동주도 구단이 그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짓밟았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정도로 ‘프랜차이즈 스타’를 홀대했다. 구단은 김동주에게 은퇴 마지막해에 2군에 내버려뒀다.

물론 김동주는 당시를 회상하며 자신의 의지였다고 한다. 김동주는 “시즌 초반부터 타율이 1할 밖에 되지 않은 후배를 1군 주전으로 기용하더라”며“그래서 팀에‘1군에 자리가 나더라도 그냥 2군에 있다가 은퇴하겠다’는 말을 전했다”고 최근 기자를 만나서 밝혔었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두산에서‘쿨’하게 은퇴하기는 쉽지 않는 듯해 보인다. 아무리 프랜차이즈 스타였고 한때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서 몸을 바쳤어도 선수시절 막판 실력이 없으면 그냥 ‘팽’당한다는 것을 여러 선수가 보여주고 있어서다. 유희관은 그래도 은퇴식을 해준다니 다행이다. 김동주는 은퇴식도 없이 두산과 이별했다.

물론 구단 입장에서는 ‘퇴물’에게 은혜를 베풀 필요는 없다. 승부의 세계에서 실력이 없으면 뒷방으로 밀려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도 왠지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 만은 사실이다.

한편 유희관은 13년간 오직 두산 유니폼만 입고 프로 통산 101승 69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해 4승을 거두면서 두산 투수들중 좌완으로는 최초로 100승 고지에 올랐다.

[사진=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