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직격탄.. 연초부터 게임이 안풀린다

홍준기 기자 2022. 1. 19. 03: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게임 ETF도 두자릿수 하락률

연초 국내 주식시장에서 게임 기업들의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게임주는 현재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성장주’의 대표 주자인데 금리 인상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기업의 미래 가치가 작아지기 때문에 성장주의 투자 매력이 감소한다. 또 지난해에만 800% 이상 오른 위메이드 등 주가가 단기 급등한 게임주에 대해 투자자들이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주가가 하락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코스피시장에서 크래프톤은 전날보다 0.1% 하락한 34만500원으로 마감했다. 크래프톤 주가는 작년 말 46만원이었는데, 올 들어서만 20% 이상 떨어졌다.

증권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게임주 투자에 신중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 투자해볼 만한 업종이라고 보고 있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나 블록체인 기술 등이 게임 내에서 잘 구현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기술 발전과 함께 게임주의 가치도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주 주가 등락률

◇지난해 뜨거웠던 게임주, 지금은 ‘한파’

지난해에는 국내 게임주가 날아올랐다.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게임 ‘미르4′를 내놓은 위메이드의 주가가 814.7% 올랐다. 이 게임 내에서는 가상화폐를 벌 수 있는데,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 해외에서 크게 부각되며 인기를 얻었다. ‘쿠키런: 킹덤’을 출시한 데브시스터즈의 주가도 628%나 올랐고, 펄어비스(165.7%)나 카카오게임즈(97.8%)도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 초에는 게임주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위메이드의 주가가 22.5% 하락했고, 데브시스터즈(-16.3%)와 펄어비스(-19.1%), 카카오게임즈(-23.3%)의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이들 종목의 경우 지난해 주가가 급등한 만큼 올 들어 조정을 받는 측면이 있다. 그런데 작년에 주가가 오르지 않은 게임주들도 올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공모가 대비 주가가 하락한 크래프톤은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주가가 25.9% 하락했다. 지난해 주가가 30.9% 하락한 엔씨소프트는 올 들어 주가가 8.6% 더 떨어졌다.

게임주가 전반적인 약세를 보임에 따라 게임 상장지수펀드(ETF)도 올 들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HANARO Fn K-게임과 KODEX 게임 산업은 올 들어 17.5% 하락했다. 국내 메타버스 관련 ETF들도 대체로 하락세다. 이들 ETF 역시 국내 게임 기업에 투자하는데, KODEX K-메타버스 액티브의 경우 16.5% 하락했다.

◇P2E에 기대 거는 게임주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 추세를 감안할 때 게임주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게임주를 포함한 IT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가 전 세계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블록체인과의 결합 등으로 주목을 받아온 국내 게임주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상황”이라며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당분간은 보수적인 관점으로 게임 업종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경우도 있어 연초에 주가가 하락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증권가는 보고 있다. 정호윤 연구원은 “올해는 국내 게임 산업이 P2E(play to earn·게임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는 의미) 시스템과 함께 새로운 성장기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며 “대부분 게임사들이 P2E 시스템을 도입한 신작 출시 계획을 내놨고, 실제로 P2E 시스템이 게임 흥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위메이드가 내놓은 미르4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게임을 하면서 가상화폐 등을 벌 수 있는 P2E 게임들을 국내 게임사들이 계속 내놓으면, 해외에서도 국내 게임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안재민 연구원도 “P2E 게임이나 NFT(대체불가 토큰)·메타버스와 게임의 접목은 여전히 초기 단계로 아직 보여줄 것이 많다”며 “당분간 새로운 기술과 결합하면서 게임 산업이 계속해서 성장해나가는 것을 기대해볼만 하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