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거장' 카라바조의 천장화 저택 경매.. 시작가 4800억원
바로크 미술의 거장 카라바조(Caravaggio·1571~1610)가 남긴 유일한 천장화를 품은 16세기 대저택이 경매에 나왔다. 라 레푸블리카 등 이탈리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로마에 있는 ‘빌라 아우로라’에 대한 경매가 18일 오후 3시(현지 시각)부터 24시간 동안 진행된다. 시작가는 3억5300만 유로(약 4790억원)다.
1570년 건립된 이 저택은 2800㎡ 규모로, 십자가 모양의 4층짜리 건물과 넓은 정원으로 이뤄져 있다. 그레고리오 13세 등 교황 2명을 배출한 루도비시 가문이 1621년 별장으로 사들인 이후 지금까지 소유하고 있다.
저택이 경매에 나오게 된 것은 루도비시 가문 후손들 사이의 유산 상속 다툼 때문이다. 저택을 소유하던 니콜로 본콤파니 루도비시가 2018년 사망하자, 첫째 아내가 낳은 세 아들과 셋째 아내 사이에 분쟁이 시작됐다. 로마 법원은 지난해 저택을 매각해 낙찰액을 나누라고 판결하며, 저택 감정가를 4억7100만 유로(약 6390억원)로 책정했다.
이 저택에는 카라바조가 1597년 완성한 천장화 ‘목성, 해왕성 그리고 명왕성’이 있다. 폭 2.75m짜리 유화 작품으로, 연금술에 관심이 있던 프란체스코 마리아 델 몬테 추기경이 의뢰했다. 작품의 목성, 해왕성, 명왕성은 각각 당시 연금술 재료로 사용된 유황·공기, 수은·물, 소금·흙을 뜻한다고 한다. 법원이 평가한 그림 값은 3억1000만 유로(약 4210억원)로, 저택 감정가의 65%에 달한다. 저택에는 이 천장화 외에도 미켈란젤로의 조각 등 거장들의 작품이 곳곳에 전시돼 있다.
현지 문화예술계에선 이탈리아 정부가 문화재급 가치를 지닌 이 저택을 사들여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택의 국유화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는 3만8000여 명이 서명했다. 하지만 저택 감정가가 이탈리아 문화부 1년 예산의 4분의 1에 달해 구매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유럽연합(EU)이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이탈리아에 제공한 ‘회복 기금’(1915억 유로)을 투입하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문화부 장관이 마리오 드라기 총리 등에게 서한을 보내 저택 매입을 문의했다고 라 레푸블리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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