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설경구 "시나리오 초반 배역 이름이 김대중이었다" [인터뷰M]

김경희 2022. 1. 1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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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메이커'에서 소신과 열정을 가진 정치인 '김운범'을 연기한 설경구를 만났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다룬 영화 '킹메이커'에서 설경구는 전 국민이 존경하는 강직한 소신을 가진 모습과 당선을 위해 갈등하고 고뇌하는 모습까지 다채로운 면면을 심도 깊게 그려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설경구는 "처음에는 배역 이름이 김대중이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 캐릭터는 故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인물인데 배역 이름까지 김대중이라 하중이 너무 심하더라. 그래서 계속 이름을 바꾸자, 실명을 쓰지 말자고 이야기했었다. 너무 알려져있고 존경받은 인물이고, 근대사부터 현대사까지 아우른 분이어서 그 부담이 굉장히 컸다. 그분을 모사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모사한들 제대로 했을까? 모사했으면 더 부끄러운 부분이 많았을 것 같다"며 이 작품에 대한 부담이 어마어마했음을 밝혔다. 이런 이유로 출연을 선듯 수락하지 않았지만 '불한당'의 스태프들이 다시 한번 뭉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도 함께 하는 걸로 상황이 만들어졌다며 영화를 개봉하게 된 이 상황에서도 설경구는 "저는 수락한 적은 없다"고 농담섞인 선을 그었다.

'김운범'이 아닌 '서창대'를 하면 안되겠냐고 변상현 감독에게 이야기했다는 설경구는 "처음에는 이 역할 안하고 싶었다. 배우로서 크게 할만한게 없겠다 생각되더라. 주도적으로 끌고가는 인물이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인물이어서 입체적으로 와닿지 않더라."며 실존인물의 무게감이 너무 대단해 어떻게 연기를 풀어가야 할지 막막했음을 이야기했다.

그는 "'자산어보'의 '정약전'도 실존인물이었는데 그 인물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제가 이준익 감독과 교감하며 시나리오대로 잘 표현하면 새로운 정약전의 모습을 만들수 있지 않을까, 운신의 폭이 넓었었다"라며 비슷해 보이는 실존인물 연기이지만 현실을 사는 관객들의 기억속에 얼마나 생생하게 남아 있는 인물인지 아닌지의 차이로 인해 '자산어보'의 '정약전'보다 '킹메이커'의 '김운범' 역할이 훨씬 더 부담이 컸다고 설명했다.

캐릭터의 이름을 실명에서 '김운범'으로 바꾼 이후에서야 조금 편해지기 시작했다면서 설경구는 "목포지방 국회의원이기에 사투리를 우선 공부했고, 초반에는 사투리 버전으로 변성현 감독 앞에서 리딩을 했었다. 그런데 촬영에 들어가면서는 사투리를 느낌만 가져가고 조금씩 빼자고 제안했다. 사투리를 한번 입혔다가 다시 걷어내는 작업을 하면서 저와 실존인물과의 중간지점을 타협했다. 완전히 무시할수도 없고 따라하는 건 아닌것 같아 타협한 캐릭터가 지금의 '김운범'이다"라며 어떤 과정을 통해 캐릭터를 만들어갔는지를 이야기했다.

아직도 관객들이 '김운범' 캐릭터를 어떻게 볼지 걱정된다는 설경구는 "며칠 전에 시사를 했었는데 그때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가족분들과 함께 오셨다. 어떻게 보실지 걱정되서 눈을 못 마주치고 고개 숙이고 있었는데 다행히 잘 봤다고 하시더라. 참 어려운 인물이었다"라며 실존 인물의 가족에게 작품을 보여주는 순간에도 실존인물에 대한 부담을 떨치지 못했음을 밝혔다.

하지만 설경구가 연기한 '김운범'은 후대애 대통령이 된, 대통령을 연기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는 "개인으로의 '김운범'을 연기하려했다. 출세욕이나 권력욕으로 대권에 조전한게 아니라 신념을 지키고 싶은 평범한 개인의 모습에서 시작했다. 대단한 인물이 되어 즐기지는 않았다"라며 정치색에 대한 우려에 담을 쌓았다.

설경구는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극중 조우진이 했던 대사를 언급하며 "당신의 데이가 김운범이라면 나의 데이는 각하다. 정의는 승자의 단어다라는 말이 참 무섭더라. 각자의 정의가 참 다르기도 했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게 무서웠다"며 어느 한쪽의 정의가 옳고 그르다는 판단은 유보했다.

대선을 앞둔 지금의 상황에서 영화 '킹메이커'를 보면 참으로 뜨겁고 멋진 인물이 그려져 영화 속 선거가 더욱 멋있어 보인다. 그런데 설경구는 "제 성격이 남들 앞에서 선동하며 이야기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연설 장면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했다. 감독님은 목포역 연설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를 해서 촬영 두달 전부터 스트레스가 오더라. 케이블 설치를 해 멀리서부터 카메라가 서서히 오기에 대사나 연기가 카메라의 지점과 맞춰야 한다는 계산도 했어야 학, 연설로 설득하는 연기도 해야 하고, 폭염 속에 안 더운척도 해야해서 물리적, 정신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찍은 장면이었다."라며 영화 속에서 가장 짙은 감동을 주는 연설 장면의 비하인드를 밝혔다.

'서창대'와의 서재씬도 관객들이 보기에 굉장히 흥미진진한 장면이었는데 설경구는 "'서창대'는 앉아서 대사를 시작하는데 저는 그 장면에서 어떻게 받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앉았다가 섰다가 기댔다가 온갖 시도를 많이 했다"며 관객의 느낌과 달리 배우로서 고민했던 지점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도 "저도 그 씬이 좋았다. 서로 각자의 입장에서 할 이야기를 다 하는 장면이었다."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었음을 밝혔다.

설경구는 "엔딩도 저는 먹먹하게봤다. 영화의 시작에 나왔던 닭 이야기를 마지막에 다시 끄집어 오며 화두를 던지는데 서로가 다른 답변을 내지만 각자 서로의 예상답변을 알고 인정하는 장면이 먹먹하게 느껴졌다. 서로가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그들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장면 같아서 좋았다"라며 이선균과의 엔딩 장면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다룬 영화 '킹메이커'는 1월 26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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