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반군, UAE 드론 폭격에 사우디 보복 공습..중동 긴장 고조

손구민·김혜리 기자 2022. 1. 1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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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후티 반군, 이례적 본토 공격
유엔 등 서방, 규탄·경고 나서
UAE “테러조직 재지정해야”

폭격에 무너진 예멘 수도의 건물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동맹군이 18일(현지시간) 예멘의 수도 사나에 보복성 공습을 한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를 파헤치며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사나 | 로이터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 중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국제공항과 석유 시설이 17일(현지시간) 예멘 후티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곳으로부터 100㎞쯤 떨어진 장소에서 현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UAE 동맹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 반군에 공습을 가하며 반격에 나섰다.

UAE 국영 WAM 통신은 이날 아부다비 국제공항 내 신축 건설현장과 아부다비 도심에서 약 22㎞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부다비석유공사 공업지역 내 시설 3곳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석유시설에서 일하던 인도인 2명과 파키스탄인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후티 반군은 이날 공격을 인정하면서 추가로 공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문 대통령이 UAE를 방문하는 중에 일어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100㎞ 정도 떨어진 두바이에서 ‘아부다비 지속 가능성 주간’ 개막식 기조연설 등의 일정을 진행했다.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후티 반군의 아흐야 사레아 대변인은 “탄도미사일 5발과 다수의 무인기를 이용해 UAE의 민감 목표물을 타격했다. 앞으로 더 많은 시설이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UAE의 예멘 내전 개입을 비판하며 본토를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UAE는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가 이끄는 아랍 동맹군에 동참했다. 예멘 내전은 2014년 촉발된 이후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졌다. UAE는 2019년부터 병력 규모를 감축해왔지만 최근 예멘 반군이 UAE의 선박을 나포하면서 양측 간 갈등이 커졌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주요 공항과 정유시설을 공격한 적은 종종 있었지만 UAE의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이례적이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동맹군은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후티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예멘의 수도 사나에 공습을 가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해당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는 14명에 달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유엔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후티 반군의 UAE 공격을 일제히 규탄했다. UAE는 미국에 후티 반군을 테러조직으로 재지정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의 경제 중심지이자 인근 국가에 비해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UAE의 본토가 피습되고 사우디가 곧바로 반격에 나서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 런던정경대의 파와즈 게르게스 중동정치학 교수는 “최근 1년 사이 예멘 내전은 격화하고 있다”면서 “사우디와 UAE가 이란과 대화하고 있지만 지정학적·전략적 경쟁 관계를 완화하기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유엔은 지난해 말 기준 예멘 내전으로 인한 직간접적 사망자를 37만7000명으로 추산했다.

손구민·김혜리 기자 km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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