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배송될라.."해외직구 그만"

김혜리 기자 2022. 1. 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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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코앞..'몸 사리는' 중국

[경향신문]

국제우편 통해 전파 의심
당국, 물품 구매 중단 권고
전문가 “근거 빈약한 주장”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약 2주 앞두고 시민들의 해외직구를 막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극단적인 조치에 나섰다.

베이징 방역당국은 17일 오미크론 변이가 국제우편을 통해 베이징에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며 시민들에게 해외배송 물품 구매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팡싱훠 질병통제예방센터 부주임은 기자회견에서 “베이징 내 최초 오미크론 감염자가 지난 7일 받은 캐나다 국제우편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해외에서 온 물품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팡 부주임은 해외직구를 지양할 것을 당부하며 “해외배송 물품은 실외에서 장갑을 낀 채로 개봉하고 소포는 밖에서 알코올로 소독하라”는 등 세세한 지침까지 내렸다.

중국 방역당국은 그 근거로 베이징 첫 오미크론 확진자는 증상이 발현하기 전 2주 동안 베이징을 벗어나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또 해당 환자의 샘플을 분석해보니 현재 중국 곳곳에서 퍼지고 있는 오미크론이 아니라 지난달 싱가포르와 북미에서 유행한 오미크론이었다고 주장했다. 해외로부터 중국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언제든지 유입될 수 있다는 것으로,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니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오염된 물건이나 포장재 등을 만져서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호주 퀸즐랜드대 바이러스학자인 이언 매케이 박사는 코로나19는 사람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감염의 책임을 해외배송 물품에 돌리는 것은 “과학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행위”라며 “사람들에게 소포를 소독하고 우편물을 받는 걸 피하라고 촉구하는 것은 노력의 낭비”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캐나다 공중보건청(PHAC)과 우정당국도 바이러스가 우편물 표면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며칠 또는 몇 주에 걸쳐 배송된 제품이나 포장지를 통해 감염될 위험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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