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 페퍼저축은행 홈경기 첫승..17연패 수렁 탈출

[스포츠경향]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이 1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KOVO 제공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이 기나긴 17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팀 재정비 중으로 올시즌 첫연승에 도전하던 IBK기업은행은 최하위로 내려앉을 위기에 처했다.

페퍼저축은행은 1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기업은행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8 25-22 25-21)로 완승했다. 지난해 11월9일 기업은행을 상대로 창단 첫승을 거둔 이후 70일 만의 승리이자, 홈경기 첫승이었다. 이날 승리로 최하위 페퍼저축은행(2승22패·승점 8점)과 6위 기업은행(4승19패·승점 11점)의 승점도 3점 차로 줄었다.

페퍼저축은행의 신들린 수비 집중력(디그 79개·세트당 26.33개)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여기에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23득점)와 박경현(11득점)이 승리를 이끌었다. 기업은행은 김희진(15득점)과 표승주(12득점)가 분투했지만, 연이은 범실(21개)로 끊긴 흐름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페퍼저축은행 엘리자벳이 1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KOVO 제공

1세트 경기 초반은 기업은행이 앞섰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의 집중력이 살아나며 1세트 중반 15-15까지 시소 게임이 펼쳐졌다. 팽팽한 접전 속 엘리자벳의 백어택, 박경현의 퀵오픈, 최가은의 블로킹 성공으로 18-15로 달아난 것이 승기를 잡는 데 주효했다. 기업은행은 17-20까지 따라갔지만 범실로 연속 점수를 내주며 1세트를 헌납했다.

2세트 초반 기업은행은 1세트에서 쉬었던 표승주가 나오며 살아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의 수비 집중력은 점차 강화됐다. 7-7에서 하혜진, 이한비, 엘리자벳이 디그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11-7로 점수 차를 벌렸다. 표승주는 12-13으로 쫓아가는 퀵오픈을 성공하며 역대 17번째(외인 제외)로 2500득점을 기록했다. 기업은행은 표승주의 퀵오픈으로 20-19로 역전하기도 했으나 엘리자벳의 오픈, 블로킹으로 페퍼저축은행은 2세트까지 얻어냈다.

두 세트를 연달아 이긴 페퍼저축은행은 자신감을 보이기 시작했고, 3세트 초반부터 승기를 잡았다. 기업은행은 김호철 감독의 비디오판독 요청에 따른 판정 번복 등으로 13-15로 쫓아갔지만, 엘리자벳이 백어택을 내리꽂으며 추격을 허락하지 않았다. 엘리자벳은 18-15로 달아나는 랠리에서 디그를, 23-21에서 서브 에이스로 결정타를 날렸다. 이한비의 오픈으로 경기는 3세트 만에 끝났다.

박경현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연패가 길어질수록 선수들의 기도 많이 죽은 상태였다”며 “2세트 중간 흔들리기도 했는데 2세트 이긴 뒤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