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변기 6리터 초과 물 쓰면 불법"..8년간 '유명무실'
[앵커]
한번에 6리터 넘는 물이 사용되는 변기가 설치됐다면 불법인거 아셨습니까?
물 절약을 위해 2014년부터 법으로 규정한 건데, 실제 지켜지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석혜원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8년 전 지어진 서울의 한 아파트입니다.
변기를 사용할 때, 한 번에 물이 얼마나 쓰이는지 측정해봤습니다.
1회 사용량은 11리터, 규정인 6리터보다 2배 가까이 많습니다.
수도법은 2014년 이후 신축건물을 지을 경우, 1회 물 사용량이 6리터 이하인 절수형 변기 사용을 의무화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YMCA가 2014년 이후 지어진 수도권 아파트 10곳을 조사한 결과, 양변기의 평균 물 사용량은 9.1리터로 나타났습니다.
최소 7리터에서 많게는 12리터까지, 기준에 맞는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도 가능하지만, 지난 8년간 한 건도 적발된 경우가 없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음성변조 : "(절수형 변기라도) 사용수압이나 공급수압에 영향을 받는 제품이다 보니까, 현실적으로 현장에서 과태료를 부과하기는 어려운 실정이어서…."]
또, 설치 의무가 건축할 때로 한정돼 있고, 지자체마다 건축 승인과 물관리 업무가 나뉘어 있는 것도 관리·단속의 한계로 지적됩니다.
[한무영/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 : "신축 건물에 절수용 변기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변기를 교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미국의 여러 주에서 보면 (기존 건물도) 변기를 교체했을 때 비용을 지불해 준다든지..."]
우리나라 성인 한 명의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은 295리터, 절수 설비 기준만 잘 지켜도 한 해 4억 7천만 톤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산합니다.
KBS 뉴스 석혜원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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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혜원 기자 (hey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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