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감리만 8명..감리 보고서, 2년 6개월 간 "이상 무"

김정대 2022. 1. 18.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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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지난해 6월,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진 광주 학동 참사 때 짚었던 게, 감리가 제 역할을 했냐였습니다.

이런저런 대책도 나왔지만 이번엔 신축 중인 건물이 주저앉았습니다.

공사 과정을 관리·감독하는 감리가 8명이나 됐는데, 2년 6개월 간 감리 보고서를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돼 있습니다.

김정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광주 화정아이파크 감리가 작성해 광주 서구청에 보고한 분기 업무 보고서입니다.

무너진 201동에서 사고 보름 전까지 진행된 감리 내역이 담겼는데, 무너진 상층부 거푸집과 철근 작업, 레미콘 품질 시험 등, 모두 '적합'이라고 쓰여있습니다.

공사가 시작된 지난 2019년 5월부터 분기마다 작성된 보고서는 모두 11권, 어디에도 문제점은 지적되지 않았습니다.

[광주시 서구청 관계자 : "(시공에 문제가) 만약에 있으면 여기에 기재를 하죠. 보고가 되죠."]

화정 아이파크 공사 감리는 모두 8명.

무너진 201동에도 상주 감리 1명이 배정돼 있었습니다.

현장 노동자들은 감리의 승인 없이는 작업이 이뤄질 수 없는 만큼, 붕괴 원인으로 지목되는 지지대 없는 공사나, 시간을 무시한 콘크리트 양생을 지나칠 수 없었을 거라고 말합니다.

[사고 현장 노동자/음성변조 : "감리 라인이 안 되면, 무조건 오케이 사인 안 떨어지면 못 해요."]

하지만 겉에서 멀쩡히 올라가던 신축 아파트는 한순간에 주저앉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깜깜이 감리'였던 셈입니다.

경찰은 사고 현장 감리 3명이 업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고, 건축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또 압수수색을 통해 감리 일지와 출근 기록부 등을 확보하고 실제 감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수사 중입니다.

경찰은 또 사고 현장에서 콘크리트 성분 분석을 위한 시료를 채취하는 등, 부실 시공 의혹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김정대 기자 (kongmye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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