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료 줄줄이 인상 "매출 15%가 배달료, 남는 게 없어요"

윤현서 2022. 1. 18.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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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상황에서 스마트폰 배달 앱으로 음식 주문하는 분들 많죠.

그런데 최근 배달대행업체들이 배달대행료를 잇따라 올리면서 음식점 주인들 입장에선 부담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윤현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돈가스집 주인 김 모 씨는 스마트폰 배달 앱 주문으로만 장사를 합니다.

돈가스 1인분에 9천5백 원을 받는데 배달대행료로 5천 원이 나갑니다.

이달 초까지 4천 원이던 것이 지난 6일 천 원 더 올랐습니다.

[김○○/배달전문점 운영 : "대행비로만 하면 15% 정도. 2천만 원을 팔았으면 3백만 원 정도. 근데 이제 또 대행비만 내는 게 아니라 수수료 깃발값(광고비)이라든지 이런 것도..."]

배달 거리 100미터당 백 원씩 더 붙고 주말과 눈·비 오는 날은 오백 원을 추가로 냅니다.

이것 저것 떼고 나면 돈가스 1인분으로 버는 돈은 천 원이 전부입니다.

부대찌개 음식점 주인 박준호 씨도 배달대행료 인상 이후 매상이 줄었습니다.

지난해 10월쯤 배달대행료가 5백 원 오른 뒤 음식값을 따라 올렸더니 주문 건수가 절반 가까이 뚝 떨어졌습니다.

[박준호/자영업자 : "처음에 배달 대행이라는 게 생겼을 때 2천5백 원, 그러다가 5백 원 그러다 또 5백 원 (오르고), 4천 원이 된 거예요."]

경기도 성남시 음식점 주인들이 한 배달대행업체로부터 받은 공문입니다.

지난해 5월 배달 한 건당 대행료가 3천5백 원이었는데, 넉 달 뒤 2백 원, 다시 넉 달 뒤 천3백 원을 올렸습니다.

오토바이 배달 기사들에 건당 배달료를 올려줬기 때문이라는 게 업체 설명입니다.

[김동환/배달대행업체 관계자 : "대기업이 저희보다 최소 50% 이상, 많게는 4배 이상. 배달비를 배달 노동자 기사님들한테 그런 식으로 돈을 주다 보니까 안 올릴 수가 없는 거죠."]

대표적인 배달 앱 업체 '쿠팡이츠' 역시 건당 5천 원 받던 배달대행료를 올해 들어 사실상 올려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현서입니다.

촬영기자:윤재구 김형준 박장빈/영상편집:차정남

[앵커]

윤 기자, 이 배달료 구조가 상당히 복잡한 거 같아요.

[기자]

네, 그래픽 하나 준비했는데 보면서 설명드릴게요.

예전엔 고객-음식점-소속 배달기사, 이런 간단한 구조였죠.

그런데 지금은 배달앱과 음식점, 배달대행 플랫폼과 배달대행업체가 연결돼 있습니다.

배달대행업체가 대행료 인상을 통보하면, 가게는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다만, 배달대행업체가 여러 곳이어서 업주들이 더 싼 업체를 고를 수는 있습니다.

[앵커]

배달대행업체 간에도 경쟁이 있을 텐데, 왜 대행료가 계속 오르기만 하는 거죠?

[기자]

배달 기사 확보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배달대행 시장은 중소업체들이 경쟁했는데, 2019년 말부터 주문을 중개만 하던 배달의민족과 쿠팡이 직접 배달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때부터 배달 기사들이 대형 업체로 빠져나가고 있고요.

기존 업체들은 배달 기사를 붙잡으려면 배달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러면 인상된 배달대행료 가운데 얼마나 배달 기사에게 가는 겁니까?

[기자]

사실 외부에선 알기 어렵습니다.

배달 기사들 노조인 '라이더유니온' 관계자와 통화를 해 봤는데요.

배달 한 건 당 몇 백 원씩 오르긴 했지만, 인상분에는 못 미치고, 업체들이 중간에서 가져가는 몫이 더 많다고 했습니다.

[앵커]

올해부터 배달 기사에게 적용된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영향도 있습니까?

[기자]

네, 보험료 일부를 업체가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영향이 있습니다.

다만, 보험료 부담을 핑계로 배달대행업체들이 과도하게 요금을 올린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앵커]

가뜩이나 어려운 자영업자들 부담이 더 커지는 건데, 정부 대책은 있습니까?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배달대행료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배달앱을 쓰는 음식점 만 곳에 올해 최대 30만 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일부 지자체는 공공 배달앱을 만들기도 했는데요.

이용률이 저조해서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겠냐는 의견이 많습니다.

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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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서 기자 (hye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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