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IPARK 지우기'..재건축 현장 "현산 퇴출" 확산
[경향신문]
잠실래미안아이파크 공사
가림벽 상호 등 싹 가려져
광주 운암주공3단지는
계약 취소 절차 밟는 중
공사 진척된 강남 개포는
“아파트명에서라도 빼자”
광주에서 잇따라 발생한 건설 현장 참사로 HDC현대산업개발 퇴출론까지 나오는 가운데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재건축 현장 가림벽에 부착돼 있던 ‘IPARK’ 로고를 가린 것으로 경향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18일 찾은 공사 현장에는 송파구청이 부착한 ‘맑고 깨끗한 송파’ 현수막에 함께 적힌 시행사 로고 외에는 HDC현대산업개발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공사 현장을 둘러친 가림벽에는 기존 총 2개의 ‘IPARK’ 로고가 있었지만 모두 테이핑 종이로 가린 상태였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조합의 요청이 있어서 임시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 퇴출론이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브랜드명 숨기기’까지 등장한 셈이다.
잠실진주아파트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조합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로고를 가려달라고 했는지를 확인해줄 수는 없다”면서도 “현재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현대산업개발과의 계약을 해지하자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고 IPARK라는 브랜드를 쓰고 싶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로서도 현대산업개발이 나가고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시공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이미 계약을 맺은 상태에서 쉽게 계약 해지를 요구하기는 어렵다”고도 말했다.
광주에서는 운암주공3단지 재건축정비조합이 현대산업개발·GS·한화건설 컨소시엄과의 계약 취소 절차를 추진 중이다. 이 단지는 2015년 9월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계약을 맺고 오는 3월 착공할 예정이었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1980년 준공된 송파진주아파트의 재건축 단지로 삼성물산(래미안)과 현대산업개발(아이파크)이 공동 시공한다. 진주아파트는 재건축으로 기존 16개 동 1507가구에서 23개 동 2636가구로 늘어날 예정이다. 철거작업만 마무리된 상태이다.
2023년 11월 입주할 예정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조합원들 역시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현대건설(디에이치)과 현대산업개발(아이파크)이 공동 시공하는 재건축 단지로, 총 6702가구가 들어선다. 지하층 공사는 대부분 마무리하고, 지상층을 올리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원 단체대화방에서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에서 ‘아이파크’를 빼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만약 조합원의 일정 동의가 있을 경우 ‘IPARK’가 빠질 가능성도 있다. 상표법상 건설사의 고유 브랜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건설사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브랜드를 임의로 빼는 것에 대해서는 별도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조합원 A씨는 통화에서 “공사가 많이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에 현대산업개발이 손떼고 나갈 가능성도 없고, 괜히 계약 해지 운운하다 공사가 지연되면 더 손해를 보기 때문에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크게 문제제기를 하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적어도 아이파크라는 브랜드명은 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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