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얘기라더니..윤석열, 무속인 의혹 네트워크본부 해산

박순봉·문광호 기자 2022. 1. 18.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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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건진 법사, 선대본부 고문으로 활동” 보도 하루 만에 정리
국민의힘은 이재명 겨냥 ‘조폭 개입’ 의혹 제기하며 역공

“악의적 소문 차단”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대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 해산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무속인 개입 의혹이 제기된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논란의 진원지 자체를 없애겠다는 의도다. 네트워크본부에서 활동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건진 법사’ 문제를 넘어 그동안 윤 후보에게 드리워진 무속 논란의 그림자를 떨쳐내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시간부로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한다”며 “당연히 해산 조치는 후보의 결단”이라고 밝혔다. 권 본부장은 “네트워크본부를 둘러싸고, 후보를 둘러싼 불필요한 소문, 오해가 확산되는 데 대해서 단호하게 차단한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악의적인 오해와 소문과 관련, 계속해서 피해를 줄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제거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네트워크본부 해산에 대해 “국민들께서 오해의 소지를 갖고 계신다면 빠른 조치를 하는 것이 맞다고 선대본에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전날 세계일보는 건진 법사로 알려진 전모씨가 선대본부 내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으로 일하고 있고, 전씨가 윤 후보의 메시지, 일정, 선거기구 인사에도 관여한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윤 후보는 전날 이에 대해 “참 황당한 얘기”라고 반박했다.

윤 후보가 의혹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한 것은 반복돼 온 무속 논란을 이번 기회에 정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정치 입문 전부터 무속인에게 의지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유튜버 ‘천공 스승’은 지난해 3월4일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자리에서 물러나던 날 ‘최보식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총장은 내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며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때문에 ‘천공 스승 멘토설’이 나왔다. 윤 후보는 대선 경선에서도 천공 스승과 관련된 질문으로 압박을 받았다. 대선 경선 토론회에 손바닥에 한자 ‘왕(王)’ 자를 적고 나와 무속 신앙을 믿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이후 성경책을 들고 교회를 찾는 등 무속 이미지를 떨치기 위해 노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조폭’(조직폭력배)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역공했다. 권 본부장은 영화 <아수라>를 거론하며 “조폭들이 나라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영화도 있다”며 “조폭이 국정에 관여하거나 개입하거나 청와대를 무상으로 드나드는 나라가 돼선 절대로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가 전날 윤 후보의 무속인 개입 논란을 두고 “영화에 샤먼이 전쟁을 결정하는 장면들 많이 보지 않나. 21세기 현대사회에 핵미사일이 존재하는 이런 나라에서는 샤먼이 그런 결정을 또는 그런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이 후보는 이날 공개된 뉴시스 인터뷰에서 “개인의 길흉사를 무속인에게 물어보는 것을 어찌하겠냐마는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여부를 물어볼 상황도 충분히 있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공격이 시작된다고(무당이 말해서), 국가 지도자가 선제타격 미사일 버튼을 누르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말했다. 남영희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힘의 네트워크본부 해산은) 실제 샤머니즘 정치가 이뤄져 있다는 고백과 같다”고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9대 대선 당시 민주당은 중앙선대위 산하에 국민공동체 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한 무속인은 본인이 전국무속인위원장으로 임명됐다며 임명장까지 공개했다”고 밝혔다.

박순봉·문광호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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