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17일 쏜 미사일은 전술유도탄..실전배치 후 기습타격 시험
[경향신문]
‘북한판 에이태킴스’ 22개월 만…생산된 것 중 임의 선택
최근 두 차례 미사일, 평택 미군기지·계룡대 등 사정권
북한이 지난 17일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는 신형 전술 미사일인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새해 들어 4차례에 걸쳐 미사일 종류와 발사 장소·방법을 바꿔가면서 시험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17일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며 “생산장비되고 있는 전술유도탄들을 선택적으로 검열하고 무기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다. 선택적 검열은 생산된 미사일 중 임의로 골라 발사했음을 시사한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으로 볼 때 전술유도탄은 KN-24로, 실전배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지난 5일과 11일 자강도 일대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14일 평안북도 의주 일대에서 철도기동미사일연대의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2발, 17일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KN-24 2발을 쏘아올렸다. KN-24 발사는 2019년 8월10일·16일 두 차례, 2020년 3월21일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KN-24 1차 발사가 비행성능 확인이었다면, 2차는 비행안정성 확보, 3차는 최대사거리 발사, 4차는 사거리와 정확도 확인을 위한 품질검사 발사로 해석이 가능하다.
KN-24의 연속발사 시간도 첫 발사 때 16분에서 15분, 5분, 4분으로 줄었다. 미군이 보유한 에이태킴스의 최대 사정거리는 300㎞인데 북한은 400㎞ 이상으로 늘렸다.
합참은 북한 미사일 훈련이 함경북도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을 표적으로 삼아 진행된 것으로 파악했다. 미사일 비행거리는 약 380㎞, 고도는 약 42㎞다. KN-23·24 발사는 경기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와 군산 공군기지, 충남 계룡대까지의 거리와 비슷한 곳을 택해 ‘영점 사격’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다른 장소에서 다른 종류의 미사일로 같은 표적에 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아 남한 주요 기지를 동시에 기습 타격하는 훈련을 한 것으로도 추정된다.
추가 무력시위 가능성도 제기된다. ‘초대형 방사포’ KN-25 시험발사가 가장 먼저 꼽힌다. KN-25는 KN-23·24와 함께 북한이 최근 대남타격용으로 개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3종 세트’다. 북한의 KN-25 발사는 2020년 3월이 마지막이다. KN-25는 구경이 약 600㎜로, 세계 다연장로켓 중 가장 크다.
단거리 탄도미사일 ‘3종 세트’는 북한이 보유고를 늘려가는 무기다. 북한은 단거리 탄도탄의 신속배치와 정확성, 연발능력 향상을 위한 시험발사를 계속해 군사력을 과시하면서 미국의 제재에 맞선 내부결속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전날 발사에 대해 국방과학원 등 “해당기관의 계획에 따른 것”이라며 정치적 의도와는 선을 그었다. 그간 주요 미사일 시험발사를 노동신문 1면이나 2면에 보도했지만 이날은 3면 하단에 실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았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박은경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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