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LIVE] 79년생 박동혁 감독의 '친구(79) 리더십'

박병규 2022. 1. 1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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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부산] 박병규 기자 = 충남 아산FC 박동혁 감독의 리더십이 화제다. 1979년생 임에도 불구하고 나이 차가 많게는 20살 이상 차이나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선다. 딱딱함을 버리고 친근한 친구 및 형님 리더십으로 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충남 아산의 박동혁 감독이 18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마련한 하나원큐 K리그 2022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 공식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박동혁 감독은 팀 내 상황, 어려운 점, 새 시즌 목표 등을 밝혔다. 그중 자신의 축구 철학을 밝히면서도 선수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서는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그러자 유준수는 “그동안 겪어 본 감독님들과 다른 스타일이다. 다른 팀들도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하고 편하게 해주신다는 말이 있는데 박동혁 감독은 진짜 형이자 동료 같은 느낌이다. 훈련도 항상 같이 하시는데 지금도 현역을 하셔도 될 것 같다. 배울점이 많다”라고 하여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유준수는 울산 현대 시절 박동혁 감독과 함께 생활한 바 있다. 당시 박동혁 감독은 현역 생활 막바지에 접어든 베테랑이었고 유준수는 신인이었다. 그는 “당시 기억은 무서웠다. 뛰고 있으면 옆에서 뭐라고 하셨다. 그냥 ‘죄송합니다’라고 하면서 뛰었다”라고 하여 박동혁 감독을 난감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내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큰 경험이었다. 축구에 눈을 뜬 시기다. 당시 위기관리 능력이나 상황 대처 방법도 배웠다.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라며 회상했다.


(울산 현대 시절의 박동혁 감독)

이에 박동혁 감독은 “당시 내가 최고참이었다. 나의 한 마디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어린 선수들은 경험이 적었고 난 해외 경험까지 하고 온 베테랑이었다. 말 한마디가 위축이 되었을 것이다”라고 한 뒤 “지도자를 하면서 메모에 각오나 믿음을 적었고 '편한 사이가 되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졌다. 선수들도 느끼겠지만 마음이 편안해야 장점이 나오며 실력 이상이 나온다”라며 리더십 철학을 밝혔다.

유준수를 영입하게 된 비화도 설명했다. 박동혁 감독은 “팀 실점이 많아서 유준수에게 연락을 했더니 정말 1초 만에 대답을 해주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같이 하고 있다. 매우 고맙다. 이외에도 우리 팀에 있는 선수들이 흔쾌히 오케이 해주었다. 앞으로도 발판이 되는 팀이 되고 싶다”라며 자신을 믿고 와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였기 때문일까? 유준수는 지난 시즌에 프로 데뷔 후 K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인 33경기를 소화했다. 유준수는 “적지 않은 나이에 많이 뛰는 것은 복 받은 사람이다. 선수 말년에 좋은 감독님을 만나서 기회를 받은 것에 감사하다. 이 감사함을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생각해보니 올해가 기회다. 준비를 잘해서 많은 경기를 나가겠다는 뜻이 아니라 팀에 어떻게 헌신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보탬이 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이 되고 싶다”라고 했다.

한편, 유준수는 올 시즌 충남 아산의 주장으로 임명되었다. 유준수는 “주장이 처음이다. 이제 1주일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어려움이 없다. 딱히 역할이 없다”라고 하여 다시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그는 “아직 실감을 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팀 특정상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을지 고민이다. 분위기가 좋을 때는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 주장의 역할이 판가름 날 것이다. 그러한 부분에 고민하고 생각한 뒤 준비해야 한다. 힘들 때 주장으로서 어떤 역할로 대처할지 고민하겠다”라고 했다.

박동혁 감독은 유준수에게 주장을 맡긴 배경에 대해 “그동안 감독을 하면서 역대로 주장을 맡긴 친구들 모두가 처음으로 주장을 맡아보았다. 이창용, 이명주, 박세직, 유준수 등이 있다. 주장은 솔선수범해야 한다. 신뢰를 받고 얻을 수 있는 사람이 주장을 해야 한다. 항상 팀의 중심이 되고 모범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선택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박동혁 감독은 이내 “준수가 주장인데 말을 잘 못하는 것 같아서 큰일이다”라며 농담을 던졌다.

이외에도 대전에서 새롭게 둥지를 튼 박주원 골키퍼도 박동혁 감독의 리더십을 칭찬했다. 박주원 골키퍼는 아산 무궁화(경찰청) 시절 박동혁 감독과 사제지간으로 함께 했다. 그는 “군 복무를 통해 감독님을 처음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신뢰를 쌓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후 감독님이 어떤 스타일이고 어떤 성향인지 파악하고 나니 퍼포먼스에서 최고의 시너지가 나왔다. 올해 FA(자유 계약 선수)가 되면서 결정의 순간들이 있었는데 선수와 감독간의 신뢰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래서 아산을 선택하게 되었다”라며 진한 우정을 과시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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