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공모 첫날, 30조 몰렸다..일부 MMF 출금한도 조기 소진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IPO(기업공개)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상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2차전지 생산업체 엘지(LG)에너지솔루션(엘지엔솔)의 일반공모 첫날에 청약자 230만여명과 30조원이 넘는 자금이 모여든 가운데 은행 자금 인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은행이 운영하는 머니마켓펀드(MMF) 일부 상품들의 당일 출금 한도가 소진되는 이례적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18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은행이 운용하고 있는 일부 머니마켓펀드의 일일 한도가 소진됐다. 머니마켓펀드의 일일 출금 한도가 조기 소진되는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고객들이 머니마켓펀드에 넣어둔 자금을 찾으려고 한 이유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금융권에서는 소비자들이 엘지엔솔 청약을 위해 자금을 찾으려 한 경우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엘지엔솔 일반공모 첫날 출금이 몰리면서 일부 펀드 상품의 당일 한도가 소진되자 각 영업점에 공문을 내려보냈다. 청약 마지막 날인 19일에도 펀드의 일일 출금 한도 조기 소진될 수 있으니 고객들에게 미리 지급 예약을 걸어둘 것을 안내하라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다른 은행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KB(케이비)국민은행에 따르면 은행이 운용하는 머니마켓펀드 가운데 일일 출금 한도가 조기 소진된 경우는 아직 없다. 다만 국민은행도 엘지엔솔 일반공모의 마지막 청약 날인 19일 혹시 모를 출금 한도 소진을 우려해 각 영업점에 신한은행과 비슷한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단기 자금을 운용하는 데에 좋은 머니마켓펀드는 초단기금융상품으로 사실상 금리가 0%에 가까운 수시입출금 통장의 대체 상품으로 많이 쓰인다. 일반적으로 잔금을 치르거나 청약 증거금을 납입하는 등 목돈 사용을 앞두고 자금을 보관할 때 머니마켓펀드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 출금하는 경우가 많다.

머니마켓펀드의 당일 출금 한도는 자본시장법 시행령(254조)에 따라 해당 펀드 상품 잔액의 5% 또는 100억원 가운데 큰 금액의 범위 내로 제한된다. 혹시 소비자가 환매 신청 당일 출금 한도 소진으로 출금에 실패했더라도 예약을 걸어두면 이튿날 출금을 할 수 있다. 상품의 당일 출금 한도가 다 됐더라도 한도는 매일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