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화재' 당시 무전 공개..스마트 인명구조기 오류 난 듯한 정황도
[경향신문]
지난 6일 경기 평택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3명이 숨지기 전 지휘부와 교신했던 무전 녹취록이 공개됐다.
18일 SBS가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소방청 무전교신 내역에는 송탄소방서 구조대3팀 고 이형석 소방경(50·팀장)·박수동 소방장(31)·조우찬 소방교(25) 등 3명이 구조활동에 투입돼 고립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평택 냉동창고 화재 당시 큰 불이 잡혔던 1월6일 오전 8시26분쯤 이 소방경 등 3명은 창고 2층에 투입됐다. 이때 이 소방경은 “지금 밑에서 수관(소방용 호스)을 올려야 하는데 수관이 부족해요 이쪽으로 좀 신속하게 갖다 주세요”라며 송탄소방서 지휘부에 지원을 요청한다. 6분 뒤 송탄소방서 지휘부는 이 소방경 등에게 인명 검색을 지시한다. 그러자 이 소방경은 “현재 수관 연장하고 용기도 갈아야 하고… 지금 아직도 수관 연장이 안되고 있다”고 말한다.
9시10분쯤 불길이 다시 커지자 지휘부는 구조대에게 “긴급 탈출 긴급 탈출”을 지시한다. 9시12분쯤 지휘부는 현장에서 3명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고립된 상태라는 것을 인지한다. 이어 3분 뒤 “이형석 팀장외 2명, 함몰. 현장에 고립된 거 같다”는 보고를 무전으로 받는다.
이번 화재 사고로 순직한 소방관들의 유족들은 인명 구조 작업에 투입될 발광 케이블이 사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방 무전에도 이미 고립된 3명을 수색하는 시점에서야 발광 케이블을 챙기라는 무전이 포착됐다. 9시35분쯤 구조대는 발광 케이블을 가져오라고 요청한다.
소방관 3명이 숨진뒤 소방청은 유족들에게 구조대가 ‘스마트 인명구조기’를 사용하고 있어 30초 동안 움직임이 없으면 ‘맨 다운’(Man down·쓰러짐) 신호가 온다며 안전을 지켜서 구조활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무전 녹취록에는 스마트 인명구조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듯한 정황도 포착됐다. 무전에는 “자꾸 경보기 오류가 나온다”는 내용이 있다.
이번 평택물류 창고 화재로 소방관 3명이 숨지면서 화재진압 활동에서 소방관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장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방노조는 “우리는 불 끄는 기계가 아니다”며 처우개선과 안전 확보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박준철·최인진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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