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신라젠 상장 폐지 결정
[경향신문]
한국거래소가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20개월 동안 주식 거래가 정지됐던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한국거래소는 18일 오후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열코 코스닥시장 상장사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라젠의 최종 상장 폐지 여부는 영업일 기준 20일 이내에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확정된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신라젠에 대해 상장폐지 혹은 개선기간 부여를 결정하게 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심위 위원들이 신라젠이 제출한 개선 계획 이행 내역을 보고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개선기간 동안 신라젠의 최대주주가 바뀌고 자금 확보도 이루어졌지만 기심위에서는 단순히 자금이 늘어난 것보다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지난 2020년 5월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한국거래소는 같은해 11월에는 기심위를 열어 신라젠에 1년간의 개선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당시 기심위는 신라젠에 신규 투자자 유치 등 자금 확보, 지배구소 개선, 경영진 교체 등을 요구했다.
신라젠은 지난해 11월30일 개선기간이 종료되고 지난달 21일 한국거래소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와 전문가 확인서 등을 제출했다. 신라젠은 개선기간 동안 최대주주가 문 전 대표 등에서 엠투엔으로 바뀌었고 엠투엔을 통해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신라젠과 신라젠 주주들은 한국거래소의 결정에 반발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이날 기심위의 결정에 대해 “즉각 이의 신청하겠다”며 “향후 코스닥 시장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라젠 주주연합은 이날 한국거래소 앞에서 신라젠 거래 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신라젠은 기심위가 요구한 개선 사항을 모두 이행했으니 거래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신라젠 소액주주 A씨는 “거래 재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어이가 없다”며 “이유도 명확히 알 수 없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신라젠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소액 주주 수는 17만4천186명으로 보유한 주식의 지분율은 92.60%다. 신라젠의 거래 정지 직전 주가는 1만2100원, 시가총액은 1조2446억원이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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