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법 복잡해진 조합.."HDC현산 무조건 아웃"vs"비온뒤 땅 굳는다"

배규민 기자 2022. 1. 1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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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광주에서 두 번에 걸쳐 대형 사고를 내면서 시공사 선정을 앞둔 조합원은 물론 이미 현산을 시공사를 선정한 조합도 고민이 커지고 있다.

특히 현산을 시공사로 선정한 조합은 시공사 교체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아 셈법이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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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뉴시스] 추상철 기자 = 16일 오전 경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단지 내에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재건축사업 참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2.01.16.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광주에서 두 번에 걸쳐 대형 사고를 내면서 시공사 선정을 앞둔 조합원은 물론 이미 현산을 시공사를 선정한 조합도 고민이 커지고 있다. 특히 현산을 시공사로 선정한 조합은 시공사 교체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아 셈법이 복잡해졌다. 정몽규 회장이 '완전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이후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현산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일부 있다.
지난해 대형 참사 학동 4구역 재개발 조합, 이사회 열어 대책회의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조합은 이날 오후 올해 첫 이사회를 열었다. 주요 안건은 시공사인 현산 관련 대책 논의다. 학동4구역은 지난해 6월 철거 현장이 무너지면서 9명이 사망하는 등 총 17명의 사상자가 나온 사업지다. 지난해 사고 이후 내내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조합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붕괴 사고 이후 증거 수집 등을 위해 올해 2월말까지 공사를 못해 8개월이 지연됐다"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 이번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 때문에 시공사 교체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조합원 사이에서는 현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뿐 아니라 광주시에서 현산이 진행 중인 사업장에 대해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라 공사가 언제 재개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크다. 하지만 이미 8개월 가까이 공사가 지연되는데 시공사 교체까지 추진하면 이 과정에 드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아 신중한 목소리도 적지 않다.

조합 관계자는 "지금 아이파크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당장 시공사를 교체하고 싶어하는 조합원들이 많지만 조합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안정적으로 빠르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놓고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현산은 절대 안 된다" vs "더 튼튼하게 지을 수 있다"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조합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오는 2월5일 예정대로 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입찰에 참여한 시공하는 현산과 롯데건설이다.

이 사업지는 광주 사고 이후 현산이 유병규 대표의 친필 편지를 직접 보낼 정도로 공을 들이는 곳이다. 이런 악재에도 수주를 따내는 것만으로 의미가 크고 향후 행정조치를 받더라도 이미 수주한 사업지는 해당되지 않는다. 유 대표는 편지를 통해 "이러한 중대한 사고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무거운 책임감으로 회사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재건축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증금을 돌려줄테니 제발 떠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단지 곳곳에 설치되는 등 반감이 상당했으나 지난 17일 정몽규 회장이 골조 등 보증기간을 종전 10년에서 30년으로 늘리는 등 재발방지와 대책을 내놓자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는 "비온 뒤 땅이 더 굳을 수 있다", "이번을 기회로 더 튼튼하게 지을 수 있다"면서 기대감도 나온다. 경쟁사인 롯데건설이 현산의 약점을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습에 부정적인 반응도 있어 수주 결과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부 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현산에 대한 상반된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학동 참사 7개월 만에 또 대형 사고를 일으킨 현산에 대해 건설업 등록 말소 등 즉각적이고 강력한 행정조치를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현산의 건축직 직원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모든 아이파크 현장이 부실한 것은 아니라면서 기술자의 사명과 신뢰로 노력하는 기업이라는 것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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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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